세계랭킹 9위 허빙자오(27, 중국)가 한국 배드민턴 간판이자 세계랭킹 1위 안세영(22, 삼성생명)의 마지막 상대로 결정됐다.
허빙자오는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 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세계 4위 카롤리나 마린(31, 스페인)을 이겼다.
이로써 허빙자오는 앞선 준결승 경기에서 세계 8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25, 인도네시아)을 게임스코어 2-1로 꺾은 안세영과 오는 5일 오후 금메달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허빙자오에겐 운이 크게 따른 경기였다. 허빙자오는 첫 게임을 2016년 리우 대회 금메달리스트 마린에게 14-21로 내줬다. 5-5까지 팽팽하게 갔지만 이후 한 번도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2게임에서도 마린에 6-10까지 밀린 허빙자오였다. 하지만 마린이 착지 도중 무릎을 다친 사이 허빙자오가 10-8로 2점 차까지 따라 붙었다. 이후 마린은 무릎을 꿇은 채 통곡, 경기를 포기해야 했고 허빙자오는 결승 진출이라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그렇다고 허빙자오가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2020 도쿄 대회서 4강에 올랐던 허빙자오다. 무엇보다 앞선 8강에서 안세영의 최고 라이벌이자 세계 2위인 도쿄 대회 금메달리스트 천위페이(26, 중국)를 2-0으로 눌렀다.
허빙자오와 안세영의 맞대결은 13번 있었다. 안세영이 7연승 포함 8승 5패로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전적은 1승 1패다. 지난 6월 인도네시아 오픈 8강에서 안세영이 2-0으로 허빙자오를 꺾었으나 앞선 4월 아시아선수권 8강에서는 안세영이 허빙자오에 0-2로 졌다.
한국 여자 선수가 올림픽 단식 결승전에 오른 것은 지난 1996년 애틀랜타 대회서 금메달을 따낸 방수현 이후 28년 만이다. 안세영이 기량과 운까지 따르고 있는 허빙자오를 잡아내고 파리를 '세계 셔틀곡 여왕 대관식' 무대로 장식할지 궁금하다.
한편 허빙자오는 마린의 부상에 대해 "정말 슬프다"면서 "발목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는데도 (이전 경기에서) 승리했다. 빨리 회복해서 다시 경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어 허빙자오는 "1세트서 14점만 따냈고 2세트도 지고 있어서 힘들었다"면서 "오늘 마린은 아주 잘 뛰었지만 나는 소극적이었다. 결승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마린이 내게 '계속 뛰고, 계속 싸워라'고 말해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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