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요구를 받고 있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전혀 물러설 생각이 없다. 오히려 4선에 도전할 의지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26일 자신의 축구인생 30년을 담은 자서전 ‘축구의 시대 - 정몽규 축구 30년’을 발간했다. 정 회장이 그간 축구인으로서 쌓아온 자신의 행적을 소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근 1년간 한국축구계에 승부조작 축구인 사면 및 번복, 위르겐 클린스만 선임 및 경질, 아시안컵 우승 실패 및 이강인 탁구사건, 파리올림픽 진출 실패, 홍명보 감독 선임 등 많은 사건이 있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정 회장은 제대로 된 해명이 없었지만 자서전 발간으로 답을 대신했다.
자서전의 내용 중 논란이 되는 부분이 있다. 정 회장은 큰 대회에서 대표팀이 부진할 때마다 회장인 자신에게 비난의 화살이 향하는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정 회장은” 축구협회장에게 필요한 덕목은 높은 수준의 역량과 도덕성 외 인내심과 참을성이다. 월드컵이나 아시안컵 등 주요 대회에서 대표팀이 부진하면 온 국민의 원성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종목도 국가대표팀 성적이 나쁘다고 회장 퇴진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럴 때마다 축구협회장이나 국가대표팀 감독은 '국민욕받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서운함을 내비쳤다.
하지만 축구팬들이 아시안컵 우승실패 후 정몽규 회장을 질책한 것은 단순히 성적부진 때문이 아니다. 대한축구협회가 무능한 위르겐 클린스만을 아무런 검증절차 없이 바로 감독으로 선임한 배경에 정 회장의 압력이 있었다고 팬들이 확신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12년 동안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일하면서 여러 가지 논란에 휩싸였다. 잘못된 판단에 대한 질책도 있었고 오해에서 비롯된 공격도 있었다. 때로는 아프게 반성한 적도 있었고, 간혹은 악의에 찬 왜곡에 서운한 적도 있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정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장직을 오래 거치면서 아쉬움이 컸지만 스스로 회장직에서 내려올 생각은 없다. 오히려 그는 4선을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축구계에서 “정 회장이 자서전 발간을 한 것도 결국 4선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출한 것”이라 덧붙였다.
물론 정 회장도 자신을 둘러싼 비난여론을 의식하고 있다. 그는 특히 유튜버들을 거론하며 “선수와 지도자를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축구 유튜버들이 축구협회에 대한 여론을 지나치게 악화시켰다. 유튜버들이 구독자들을 만족 시키기 위해 왜곡된 주장을 하거나, 더 많은 수익 창출을 위해 선동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고 경계했다.
팬들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도서의 평점으로 별 5개 만점 중 5개를 준 사람은 3%에 불과했다. 나머지 97%가 모두 최하인 별 하나를 줬다.
팬들은 “왜 별0개는 없나요?”, “정말 나무와 종이가 아깝다”, “추악하고 추잡한 욕망의 책”이라고 정 회장의 자서전을 평가절하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