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만 아니었다면 이미 2-0이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이 토트넘을 제대로 혼쭐냈다.
바이에른 뮌헨과 토트넘 홋스퍼는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를 치르고 있다. 전반이 끝난 현재 바이에른 뮌헨이 1-0으로 리드 중이다.
2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지난 2022년에도 손흥민과 함께 방한해 팀 K리그, 세비야와 친선경기를 진행했다. 이번에는 세비야 대신 김민재가 뛰고 있는 뮌헨과 만나게 됐다. 지난달 31일 열린 팀 K리그와 맞대결에선 4-3으로 이겼다.
뮌헨은 이번이 구단 역사상 최초 방한이다. 지난 1900년 창단 이후 124년 역사상 처음. 뮌헨 선수단은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새로 부임한 뱅상 콤파니 감독과 주장 마누엘 노이어, 토마스 뮐러, 자말 무시알라 등 핵심 선수들이 팬들의 환호 속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 팀 모두 주축 선수들을 대거 내보냈다. 토트넘은 데얀 쿨루셉스키, 손흥민-제임스 매디슨-브레넌 존슨, 아치 그레이-파페 사르, 제드 스펜스-벤 데이비스-라두 드라구신-페드로 포로, 굴리엘모 비카리오(GK)가 선발로 나섰다. 교체 명단엔 올리버 스킵, 이브 비수마, 에메르송 로얄, 루카스 베리발, 티모 베르너, 마노르 솔로몬, 마이키 무어 등이 이름을 올렸다.
뮌헨은 세르주 그나브리, 가브리엘 비도비치-토마스 뮐러-마티스 텔,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요주아 키미히, 라파엘 게헤이루-김민재-요시프 스타니시치-샤샤 보이, 마누엘 노이어(GK)가 먼저 출격했다. 레온 고레츠카, 에릭 다이어, 주앙 팔리냐, 콘라트 라이머, 누사이르 마즈라위 등이 벤치에 앉았다.
손흥민과 김민재가 나란히 선발로 나서면서 팬들이 고대하던 '국가대표 공수 맞대결'이 성사됐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둘은 처음으로 서로를 적으로 상대하게 됐다.
우레와 같은 카운트 다운 속에 시작된 경기. 뮌헨이 토트넘을 상대로 한 수 가르쳤다. 2003년생 비도비치를 포함해 샤샤 보이, 텔 등 백업 선수들도 여럿 출전했지만, 뮌헨은 역시 뮌헨이었다.
뮌헨은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토트넘을 괴롭혔고, 유려한 패스 플레이로 토트넘 수비진을 흔들었다. 전반 2분 그나브리가 포문을 열었다. 뮐러가 박스 안으로 센스 있는 로빙 패스를 찔러넣었고, 이를 스펜스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흐른 공을 그나브리가 슈팅했으나 골대 위로 살짝 넘어갔다.
선제골도 뮌헨의 몫이었다. 전반 4분 비카리오가 후방에서 스펜스에게 패스를 시도하다가 그나브리의 압박에 끊겼다. 그나브리의 첫 슈팅은 비카리오가 막아냈지만, 흘러나온 공을 2003년생 비도비치가 다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은 그대로 비카리오 다리 사이로 빠져나가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뮌헨이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18분 역습 기회에서 뮐러가 원터치 패스로 왼쪽 공간을 열었다. 공을 이어받은 텔이 꺾어 들어오면서 감아차기 슈팅을 터트렸지만, 비카리오 선방에 막혔다. 튀어나온 공도 동료 발에 걸리지 않았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나온 김민재의 헤더는 골문을 벗어났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반격을 노려봤으나 여의치 않았다. 압박에 당황하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후방 빌드업이 전혀 되지 않자 공격 기회조차 잡기 어려웠다. 전반 막판엔 사실상 반코트 경기였다.
뮌헨이 무섭게 몰아쳤다. 전반 37분 비도비치의 절묘한 아웃프런트 패스에 이은 텔의 슈팅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1분 뒤 나온 그나브리의 왼발 감아차기도 간발의 차로 골대 옆으로 빠져나갔다. 전반 44분 게헤이루의 결정적 슈팅은 비카리오 정면으로 향했다.
손흥민만 아니었다면 추가골도 가능했다. 뮌헨은 전반 29분 토트넘 패스를 끊어내면서 역습을 펼쳤고, 좋은 크로스로 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엄청난 속도로 자기편 골문 앞까지 복귀한 손흥민이 헌신적인 수비로 걷어냈다. 손흥민이 없었다면 그대로 뮌헨의 두 번째 골로 직결될 수 있는 결정적 기회였다. 토트넘으로선 한 골만 내준 게 천만다행일 정도로 압도당한 전반 45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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