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홀린 '올림픽 스타' 김예지(32, 임실군청)가 주 종목인 25m 권총에서 0점을 쏘면서 본선 탈락하고 말았다.
김예지는 2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25m 권총 본선에서 완사와 급사 합계 575점을 기록했다.
김예지는 0점 한 발 때문에 상위 8명에서 밀리는 게 확정되면서 조기 탈락하고 말았다. 이로써 3일 열리는 결선 티켓을 손에 넣지 못했다.
권총 25m 본선은 완사 30발과 급사 30발로 나뉜다. 완사는 5분 내로 5발을 쏘면 된다. 급사는 표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3초 동안 사격을 완료해야 한다. 그리고 7초 뒤 다시 표적이 나타나면 다시 3초간 사격 기회가 주어지는 방식이다.
김예지는 완사에서 9점과 10점만 쏘면서 총점 290점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급사에서 문제가 터졌다. 그는 급사 11번째 사격에서 타이밍을 놓치면서 0점으로 실격처리되고 말았다.
정말 딱 한 발이 발목을 잡았다. 김예지는 급사에서 10점을 28발이나 기록했고, 9점을 1발 쐈다. 하지만 0점 한 발이 너무나 치명적이었다. 결국 김예지는 총점 575점으로 1조 12위에 그치면서 2조 결과와 별개로 충격 탈락하고 말았다.
앞서 김예지는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결선에서 101.5점을 쏘면서 금메달을 획득한 오예진(19, IBK사격단)과 함께 나란히 시상대에 올랐다. 은메달을 목에 건 김예지는 "저 김예지, 25m에서 무조건 금메달 갑니다"라며 주 종목이자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권총 25m 우승을 다짐했지만, 단 한 발 때문에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됐다.
한편 김예지는 메달과 별개로 이번 대회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그의 시크한 표정과 패션에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오히려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폭발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한 영상이 인기몰이의 시작이었다. 한 팬이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FF) 월드컵에서 김예지가 권총 25m 세계신기록을 달성하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김예지는 태극기가 새겨진 모자를 거꾸로 돌려썼고, 검은색 특수 조준경과 눈가리개를 한 채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세계신기록 달성에 다른 나라 관중들과 관계자들도 박수를 보냈지만, 김예지는 눈도 하나 깜짝하지 않고 쿨하게 총을 내려놓으며 넘어진 미니 태극기를 세워놓을 뿐이었다. 김예지는 무심한 표정으로 결과를 바라봤고, 깊은 한숨을 내쉰 뒤 등을 돌렸다.
팬들은 이 같은 김예지의 표정과 스타일링이 마치 영화에서 보는 킬러와 닮았다며 열광했다. 특히 암살 임무를 마치고 돌아서는 냉정한 킬러 같다며 키아누 리브스 주연 영화 ‘존 윅’에 비교하고 있다.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4600만 회를 훌쩍 넘겼다. 미국 'CNN'과 올림픽 공식 계정은 물론이고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도 액션 영화에 캐스팅해야 한다며 감탄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파리 올림픽 '마이 인포', ESPN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