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도 천재' 아베 우타(24)가 자국에서 도를 넘는 악플 테러를 받았다. 결국 일본 올림픽 위원회(JOC)가 법적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는 2일(이하 한국시간) "JOC가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 중인 일본 선수단에 대한 모욕 및 협박에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성명을 냈다. 육상 경보 개인 종목을 결장하고 단체전에 전념하겠다고 밝한 야나이 아야네가 피해를 호소했고, 패배 후 통곡한 우타의 행동을 비난하는 댓글도 문제가 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우타가 악플에 시달리고 있는 건 탈락한 뒤 펑펑 울었다는 이유다. 그는 오빠 아베 히후미와 남매로 3년 전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나란히 유도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에도 남매 동반 2연패를 꿈꿨다.
하지만 우타는 지난달 29일 열린 유도 여자 52kg급 16강전에서 디요라 켈디요로바(우즈베키스탄)에게 한판패했다. 그는 허벅다리 걸기로 절반을 따내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불과 50초 뒤 오금대떨어뜨리기에 당하며 그대로 패하고 말았다.
우타로서는 무려 4년 8개월 만의 개인전 패배이자 2016년 12월 이후 처음 겪는 한판패였다. 우승 후보의 충격적인 패배였다.
경기 직후 우타의 얼굴은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는 허리를 숙인 채 매트를 잠시 내려다보니 통곡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대성통곡이었다.
유도에서는 경기가 끝난 뒤 도복을 정비한 뒤 상대와 인사하는 게 예의지만, 우타는 그럴 정신조차 없었다. 그는 큰 소리로 울며 눈물을 흘렸고, 코치의 부축을 받아 걸어나가면서도 계속 울었다. 우타의 오열은 2분 가까이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일본 자국 내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일부 일본 팬들은 우타의 소셜 미디어를 찾아가 "보기 흉하다", "일본인으로서 부끄럽다", "성숙하지 못하다", "무도인답지 못한 태도", "예의도 배려도 없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심지어는 "우는 모습이 원숭이 같다" 등의 선 넘는 조롱까지 등장했다.
우타의 오빠 히후미는 다음날 동생을 위로하는 게시글을 공유했다.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그는 소셜 미디어에 "여동생 몫까지 더 힘을 내서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었다"라며 "(우타에게) 한심하다는 말 하지 마라. 무슨 일이 벌어져도 우타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우타가 한 방 날리는 모습도 우는 모습도 모두 감동적이었다. 나도 함께 울었다"라고 적었다.
우타는 사과문까지 게시했다. 그는 "한심한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라고 고개 숙이며 "일본 대표로서 싸울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 다시 성장한 모습으로 다다미 매트 위에 설 수 있도록 하루하루 노력하겠다. 반드시 강해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럼에도 악플 세례는 계속되고 있는 상황. 우타뿐만 아니라 아야네 등 다른 일본 선수들도 비난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아야네는 "많은 분들의 거친 말에 상처를 받았다"라고 호소했다. 유도 남자 60kg급 준준결승에서 '기다려' 상태에서 상대 공격으로 패한 나가야마 류키는 자신을 꺾은 프란시스코 갈리고스(스페인)를 향한 욕설을 멈춰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결국 JOC는 이례적인 성명문을 발표하면서 선수들 지키기에 나섰다. JOC가 홈페이지를 통해 "선수들은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자신을 위해, 그리고 응원해 주시는 많은 팬들을 위해 남모르게 노력해 왔다. 어떤 선수도 한 순간도 낭비하지 않고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도록 대회에 임하고 있다"라며 "부디 선수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생각해 그 순간을 지켜보고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올림픽에 임하는 선수들은 상대도 리스펙트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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