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시크릿 출신이자 배우 전효성이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악마가 될 수밖에'(가제)의 주연에 캐스팅됐다.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실제 사건이 2년 만에 영화 제작으로 이어져 높은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OSEN 취재 결과,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 '악마가 될 수밖에'가 제작을 확정하고 촬영을 앞둔 가운데, 주인공이자 피해자 캐릭터는 전효성이 연기한다. 시나리오를 받은 전효성은 최근 출연하기로 결정했고, 데뷔 15년 만에 첫 주연으로 나선다. 사실상 원톱이나 다름 없다.
전효성은 영화에서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서 '묻지마 폭행 범죄'를 당하고 끔찍한 고통을 겪는 피해자로 분해 열연한다. 그동안 귀엽고 발랄하거나 섹시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다면, 이번 작품에선 일상이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지만, 절망하지 않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연기를 선보인다.
이와 관련해 전효성의 소속사 에일리언컴퍼니 측 관계자는 "'악마가 될 수밖에'의 시나리오를 제안받은 것이 맞고, 현재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공식 입장을 내놨다.
2009년 4인조 걸그룹 시크릿으로 데뷔한 전효성은 'Magic', 'Madonna', '샤이보이', '별빛달빛' 등이 연속 히트해 많은 인기를 누렸고, 2012년 SBS 시트콤 '도롱뇽도사와 그림자 조작단'을 계기로 연기 활동도 병행했다. 이후 OCN '처용', SBS '원티드', tvN '내성적인 보스' '메모리스트', 웹드라마 '내 마음에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셀러브리티' 등 다양한 역할을 오가며 필모그래피를 쌓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셀러브리티'에서는 SNS 셀럽 오민혜를 맡아 놀라운 캐릭터 소화력으로 호평을 받았기에, 180도 달라질 스크린 데뷔작 '악마가 될 수밖에'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2022년 5월 발생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부산 서면의 한 오피스텔 1층 현관에서 30대 남성 A씨가 20대 여성 B씨를 돌려차기로 쓰러뜨린 뒤 무차별 폭행을 가한 충격적인 사건이다. 당시 A씨는 이날 처음 본 B씨를 길거리부터 뒤쫓아갔고, 공동 현관에서 돌려차기로 폭행하는 모습이 CCTV에 그대로 찍혀 전 국민적으로 공분이 일으켰다.
A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강간살인 미수가 적용됐으며,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이 확정됐다. 줄곧 범행을 부인하던 A씨는 반성은 커녕 B씨를 향한 보복을 경고했다가 구치소 독방에 30일 감금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사건 초기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이 드러나 엄청난 질타가 쏟아졌고, 실제 사건의 피해자가 부실 수사로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지난달 첫 변론기일이 열려 원고와 피고 측이 공방을 벌였다.
무엇보다 '악마가 될 수밖에'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특정 범죄 행위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한국 사회의 묻지마 폭행, 보복 문제, 피해자가 당하는 불합리한 구조 등 사회적인 이슈를 폭 넓게 녹여낼 전망이다. 특히 해당 사건의 실제 피해자인 김진주(가명) 씨가 시나리오 자문으로 참여한다. 김진주 씨는 올초 범죄 피해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담은 책을 출간하고 작가로 데뷔했는데, 이번 영화에선 시나리오 자문으로서 감독을 돕는다. 2021년 장편 데뷔작 '나만 보이니'를 선보인 임용재 감독은 자문을 받아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맡는다.
한편 프리 프로덕션 과정을 마친 '악마가 될 수밖에'는 이달 중순 크랭크인 할 예정이며, 어떤 각색을 거쳐 영화로 만들어질지, 우리 사회에는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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