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인은 3세트 10-5로 앞서던 상황에서 내리 5점을 내주면서 따라잡힌 것".
세계 랭킹 8위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은 1일(현지시간) )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치른 대회 배드민턴 혼합복식 4강전에서 세계 랭킹 3위인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과 맞대결서 2-1(21-16, 20-22, 23-21)으로 승리하면서 결승행에 성공하면서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김원호-정나은은 상대 전적서 절대 열세(0승 5패패)를 기록하고있던 선배 서승재-채유정조 상대로 올림픽 4강전서 첫 승을 거두면서 역대급 자이언트 킬링에 성공했다. 결승 상대는 4강서 2-0 완승을 거둔 세계 랭킹 1위 정쓰웨이-황야총 조이다. 김원호-정나은조는 조별리그서 정쓰웨이-황야총조에 0-2(13-21, 14-21)로 패배한 바 있다.
앞서 열린 8강서 서승재-채유정은 홍콩의 탕춘만-체잉슈 조에 2-0(21-15 21-10)으로 낙승을 거뒀다. 곧바로 이어진 경기에서 김원호-정나은 역시 말레이시아의 천탕지에-토이웨이 조를 2-0(21-19 21-14)으로 꺾으면서 태극 전사 맞대결이 성사됐다. 상대 전적서는 서승재-채유정조가 압도적인 상황.
하지만 막상 경기에 가니 접전 끝에 김원호조가 웃었다. 선배들을 상대로 너무나 큰 무대서 첫 승을 신고한 김원호-정나은은 2008 베이징올림픽 이용대-이효정조를 마지막으로 멈췄던 혼성 복식 금메달에 도전한다. 길영아 전 삼성생명 감독의 아들이자 이용대의 제자로 유명했던 김원호는 이제 한국 배드민턴의 새 역사에 도전하게 됐다.
한국 배드민턴 전체를 봐도 혼성 복식 메달 자체도 2008년 이후에는 나오지 않았다. 태극 전사들의 자체 4강 맞대결로 한국 배드민턴은 이번 대회 첫 메달을 확보하게 됐다. 최소 은메달이고 결승전 결과에 따라 베이징 올림픽 이후 멈췄던 금빛 라켓을 다시 노릴 수 있는 상황이.
서승재-채유정 조가 검은색 유니폼, 김원호-정나은조가 하얀 유니폼을 입고 나섰다. 경기 시작 직후 양 팀은 서로 호흡을 맞추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자 분위기가 완전히 변했다. 양 팀 모두 치열한 서브를 주고 받으면서 접전이 이어졌다.
예상과 달리 김원호-정나은조가 공격적인 플레이를 통해서 1세트 8-5까지 먼저 달아났다. 김원호의 스매쉬가 연달아 들어가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 여기에 정나은도 연신 몸을 날리면서 상대의 공세를 저지하면서 선배들의 맹공을 막아냈다. 이 둘의 호흡 덕에 21-16으로 1세트는 김원호조가 가져왔다.
2세트는 그래도 선배들이 매서웠다. 김원호조가 잠시 경기를 뒤집긴 했으나 승부처마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서승재-채유정이 앞서갔다. 서승재-채유정은 팽팽한 점수 공방전 끝에 21-20으로 리드를 잡은 상황서 추가점에 성공하면서 1-1로 세트 균형을 맞췄다.
3세트도 역대급 명승부였다. 10-5로 서승재-채유정조가 먼저 달아났으나 김원호조가 내리 5점을 따면서 균형을 맞췄다. 이후 오히려 김원호-정나은조가 주도권을 잡고 먼저 매치포인트 20점에 도달했다. 서승재-채유정이 브레이크했으나 김원호-정나은은 끝내 투지로 내리 2점을 따면서 23-21로 경기를 매조지었다.
아쉽게 패배한 선배 서승재는 "한국끼리 경기를 해서 오랜만에 은메달을 무조건 확보했다는 점으로도 기쁘다. 물론 내가 아니여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경기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라면서 "동메달 결정전을 이겨서 꼭 메달을 따서 시상대에 올라가고 다. 체력적으로 힘들고 이겨내려고 했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서승재는 "내가 1세트에서 조금 더 타이트하게 쳤어야 할 것 같은데 아쉽다. 그리고 3세트에서 우리가 크게 리드를 잡은 상황이 있었는데 거기서 달아나지 못하고 따라 잡힌 것이 컸다. 아직 한 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메달을 걸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mcadoo@osen.co.kr
[사진] 파리(프랑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