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혁아! 이 정도는 돼야 프리미어리그에서 뛴단다!’
손흥민(32, 토트넘)이 양민혁(18, 강원)을 한 수 지도했다.
토트넘은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데얀 쿨루셉스키와 손흥민의 멀티골이 터져 팀 K리그를 4-3으로 이겼다. 손흥민은 멀티골을 터트리며 토트넘 주장다운 세계적인 플레이를 펼쳐 찬사를 받았다.
토트넘은 2년 전에도 팀 K리그와 붙어 6-3 대승을 거둔 적이 있다. 당시에도 손흥민은 두 골을 몰아치며 남다른 기량을 선보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여 관중들이 손흥민과 토트넘의 플레이에 열광했다.
‘국민구단’ 토트넘은 2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역시 엄청난 인파가 경기장을 찾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인근은 경기시작 세시간 전에 이미 마비상태가 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섭씨 32도에 습도 64%의 무더운 날씨였지만 토트넘과 손흥민을 보겠다는 팬들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토트넘은 2년 전에도 팀K리그와 대결을 펼쳤다. 당시 토트넘을 상대로 화끈한 돌파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선수가 있다. 바로 강원 소속이었던 양현준이었다. 토트넘을 상대로 제대로 기량을 펼친 양현준은 결국 셀틱에 입단하며 해외진출 꿈을 이뤘다. K리그 선수들에게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팀인 토트넘과 대결은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다.
손흥민 대 양민혁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토트넘은 28일 “양민혁이 강원FC에서 토트넘으로 합류한다. 우리는 K리그1 강원FC 소속인 그의 입단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알리게 돼 기쁘다. 지난 4월 만 18세가 된 양민혁은 2030년까지 계약에 동의했으며 2025년 1월에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양민혁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토트넘 내한경기를 위해 다니엘 레비 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모두 한국에 왔다. 토트넘은 한국에 오자마자 양민혁과 공식계약을 마무리했다. 양민혁은 우상 손흥민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토트넘 입단사실을 그제야 실감했다.
손흥민은 양민혁에게 “지금 잘해주고 있으니 내년 입단까지 건강했으면 좋겠다.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길 바란다”고 진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양민혁은 토트넘과 공식인터뷰에서 “이런 정말 큰 팀에 오게 돼 영광이다. 이 팀에 합류하게 된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내 플레이 스타일은 매우 저돌적이다. 1대1 능력과 빠른 스피드를 가지고 있다. 마무리 능력도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친선전에서도 손흥민은 최선을 다했다. 전반 10분 손흥민이 좌측면에서 공을 잡은 윤도영을 압박했다. 윤도영이 개인기를 부렸지만 손흥민이 공을 뺏었다. 6만 관중석에서 탄성이 터졌다.
양민혁도 반격했다. 전반 11분 K리그의 역습에서 양민혁이 빠른 드리블 돌파를 선보였다. 역시 관중석에서 함성이 폭발했다. 양민혁은 전반전 중반 좌측면을 돌파한 뒤 강력한 슈팅까지 날렸다. 골대를 넘었지만 매우 위협적이었다. 토트넘이 큰 공을 들여 영입할 가치를 보여줬다.
전반 12분 손흥민이 좌측면을 다 뚫고 내준 공을 파페 사르가 슛으로 연결했지만 빗나갔다. 손흥민이 다 차려준 밥상이었지만 골을 먹지 못했다.
손흥민은 전반 27분 박스를 돌파한 뒤 윤도영의 태클에 쓰러졌다. 손흥민은 페널티킥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손흥민은 땅을 치며 아쉬워했다. 손흥민의 승부욕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결국 손흥민이 첫 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30분 손흥민의 강력한 슈팅을 조현우가 막았다. 리바운드 된 공을 쿨루셉스키가 바로 때려 골로 연결했다. 손흥민이 만들어준 기회였다.
손흥민은 결국 직접 추가골을 쐈다. 전반 38분 좌측면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이 최준의 마크를 뿌리치고 특유의 오른발 감아차기를 날렸다. 슈팅이 오른쪽 골대 상단에 그대로 꽂히며선제골이 됐다.
손흥민은 자비가 없었다. 전반 추가시간 쿨루셉스키와 월패스를 주고받은 손흥민은 가볍게 박스 안으로 침투해 조현우 골키퍼의 움직임을 보고 여유있게 추가골을 뽑았다. 전반에만 3-0으로 앞선 토트넘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팀 K리그도 후반전 일류첸코의 두 골이 터져 2-3으로 맹추격에 나섰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3-2로 앞선 후반 18분 63분을 뛰고 교체됐다. 그라운드를 나온 손흥민은 박수를 치면서 팬들의 응원에 화답했다. 팬들도 뜨거운 박수로 손흥민에게 찬사를 보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