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이 본인이 맡은 팀을 소집하기에 앞서 U19 대표팀 훈련을 참관한다. 부임의 명분 중 하나였던 연령별 대표팀간 연계성 강화를 위한 행보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KFA)는 30일 "홍명보 감독이 19세 이하(U-19) 대표팀 소집훈련 연습경기 참관을 시작으로 국내 첫 공식 행보에 돌입한다"라고 발표했다.
이창원 감독이 지휘하는 U-19 대표팀은 31일 오후 부산 월드컵 빌리지에서 울산대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9월 열리는 아시안컵 예선을 위한 소집훈련의 일환이다. 홍명보 감독은 이 경기를 직접 현장에서 지켜볼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은 이달 초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사퇴한 지 딱 10년 만이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이 1년도 남지 않은 2013년 6월 최강희 감독의 후임으로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결과는 실패였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시작 전부터 2012 런던 올림픽 멤버를 둘러싼 '의리 논란'에 휩싸였고, 조별리그에서 1무 2패를 거두며 탈락하고 말았다. 2014년 7월 사퇴한 그의 최종 성적은 5승 4무 10패. 축구팬들의 대대적인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국민 영웅' 홍명보 감독이기에 더욱 뼈아팠다.
홍명보 감독은 이후 울산 HD를 이끌고 K리그1 2연패를 일궈냈고, 다시 한번 대표팀 감독이 됐다. 다만 팬들의 우려가 적지 않다. '면접 패싱' 논란이나 K리그 시즌 도중 대표팀에 부임한 점, 감독 선임 프로세스 등 절차적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꾸준히 대표팀 감독직을 고사하던 홍명보 감독이 하루 만에 마음을 바꿨다는 점에서도 비판이 크다.
홍명보 감독은 이임생 기술이사와 만남을 통해 대표팀 제의를 수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가 직접 나서야겠다고 생각한 이유 중에는 KFA의 축구철학과 연령별 대표팀과 연계성 강화도 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29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나도 대표팀 감독을 해 봤다. 전무이사를 한 뒤 벌어진 일련의 일들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안컵 문제점이 안타까웠다. 내 역할이 필요하다는 이임생 이사의 말에 고민하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해야지 않나' 싶었다. 나보다 훌륭한 사람이 될 수도 있었지만, 내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 축구는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다. 월드컵과 아시안컵 성과도 중요하지만, 대표팀을 중심으로 한국 축구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KFA도 MIK(Made In KOREA) 철학을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축구 전체의 방향을 세밀하게 수립하려 한다. 난 연령별 대표팀을 거쳤고, 전무이사도 경험했다"라고 강조했다.
연령별 대표팀과 A대표팀의 동반 성장을 그리고 있는 홍명보 감독이다. 그는 "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 적극적인 유소년 발굴이 A대표팀과 한국축구 발전에 얼마나 크게 기여할 수 있는지 배워왔다. K리그 감독으로 활동하면서 리그의 중요성도 경험했다.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한국축구의 뿌리인 K리그와 동반 성장하는 대표팀을 꾸려갈 것"이라고 로드맵을 그렸다.
홍명보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도 대표팀 문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A대표팀이 쓰는 전술을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쓴다면 적술 적응도 필요 없다. 어린 선수가 바로 A대표팀으로 올 수 있다"라고 짚었다.
이처럼 홍명보 감독은 취임 직후부터 계속해서 연령별 대표팀과 유소년 축구 발전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U-19 대표팀 연습경기 참관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안 그래도 지금 K리그는 토트넘 홋스퍼 이적을 확정한 양민혁을 필두로 박승수와 강주혁, 윤도영 등 많은 유망주들이 등장한 상황이기에 기대를 모은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