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못한 악재다. '김민재의 새로운 파트너' 이토 히로키(25, 바이에른 뮌헨)가 프리시즌 경기 도중 골절로 쓰러졌다.
바이에른 뮌헨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율리히의 칼 니프라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시즌 친선경기 FC 뒤렌과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뱅상 콤파니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스리백을 꺼내 들었다. 김민재가 가운데를 지켰고, 이토와 요시프 스타니시치가 좌우에서 보좌했다. 에릭 다이어는 레온 고레츠카와 호흡을 맞추며 중원을 담당했다.
하지만 전반 18분 변수가 발생했다. 이토가 부상으로 쓰러진 것. 그는 상대 공격수와 일대일 상황에서 수비하던 도중 발목 부근에 통증을 호소하며 드러누웠다.
이토는 다시 뛸 수 없었고, 결국 아담 아즈누와 빠르게 교체됐다. 굳은 표정의 이토는 의료진의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토는 일본 국가대표 수비수로 올여름 슈투트가르트를 떠나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했다. 계약 기간은 2028년 여름까지. 이적료는 옵션 포함 최대 2800만 유로(약 415억 원)로 알려졌다.
1995년생 수비수 이토는 센터백과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자원이다. 188cm의 신장을 지녔고, 속도도 최고 34km/h에 달한다. 무엇보다 왼발을 활용한 부드러운 볼 컨트롤과 후방 빌드업 시 전개가 장점이다. 롱패스 실력도 뛰어나다.
이토는 2021-2022시즌부터 슈투트가르트에서 활약해 왔다. 그는 일본 주빌로 이와타에서 성장한 뒤 임대 형식으로 슈투트가르트 유니폼을 입었고, 곧바로 완전 이적에도 성공했다. 2022년 7월엔 연인에게 두 차례 낙태를 강요한 정황이 폭로돼 큰 논란을 빚었으나 흔들리지 않고 공식전 37경기를 소화했다. 이토는 지난 시즌에도 핵심 센터백으로 활약하며 슈투트가르트의 2위 돌풍에 힘을 보탰다.
이젠 바이에른 뮌헨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이토. 그는 스리백의 좌측 스토퍼나 왼쪽 풀백까지 소화 가능하기에 김민재의 경쟁자이자 파트너가 될 전망이다. 이토는 "많은 트로피 획득에 기여하고 싶다.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할 시기였다. 나에게 바이에른 뮌헨은 완벽한 클럽"이라고 이적 소감을 남겼다.
이토는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하자마자 김민재와 빠르게 친해졌다. 둘은 같은 동양인인 만큼 잘 어울려 다녔다. 프리시즌 훈련장에서도 투샷이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바이에른 뮌헨 1년 선배인 김민재가 이토를 잘 챙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토와 김민재는 프리시즌 연습경기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지난 25일 열린 FC로타흐-에게른(7부리그)과 친선 경기에서는 후반전에 나란히 투입되며 스리백을 꾸렸다.
뒤렌전도 마찬가지였다. 우측 스토퍼가 빈센트 마누바에서 스타니시치로 바뀐 점을 제외하면 그대로였다. 이토가 왼쪽, 김민재가 중앙에 배치되면서 패스를 주고받았다. 이토는 발밑 기술로 압박을 풀어내며 김민재와 함께 팀의 후방 빌드업을 이끌었다.
그러나 불의의 부상이 이토의 발목을 잡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토는 중족골 골절상을 입었다. 새로 영입된 그는 몇 주 동안 활동을 멈출 예정이다. 이토는 뒤렌과 친선경기 이후 구단 의료진이 검진한 결과 중족골이 골절됐다"라고 발표했다.
막스 에베를 스포츠 디렉터는 "분명히 매우 쓰라린 타격이다. 우리는 이토가 최대한 빨리 경기장에 완전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고의 지원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토는 개막전 출전도 어려울 전망이다. '스카이 스포츠 독일' 소속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에 따르면 2~3개월 정도 결장이 예상된다. 바이에른 뮌헨은 약 한 달 뒤인 내달 25일 볼프스부르크와 분데스리가 1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이토가 자리를 비우는 만큼 김민재의 어깨가 더 무거워지게 됐다.
독일 '빌트'는 이토의 부상 소식을 전하며 "바이에른 뮌헨 입장에서는 정말 씁쓸한 시작이다. 이토는 큰 야망을 가진 선수이기에 더 아쉽게 됐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한 매체는 "새 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입은 부상이다. 이토는 오랜 시간 결장할 위기에 처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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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바이에른 뮌헨, 빌트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