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을 내놓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실패에 대해 설명했다.
브레인스토어는 25일 "정몽규 회장이 쓴 회고록 '축구의 시대'가 26일 발행된다"고 밝혔다.
현재 잡음이 이어지는 한국 축구계를 고려했을 때 이해되지 않는 행보다.
협회는 지난해 2월부터 여론의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월 협회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절차 없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
정몽규 회장은 부인했지만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앞장선 것은 축구계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클린스만 감독도 독일 매체를 통해 자신의 한국 대표팀 선임에 정몽규 회장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3월에는 승부조작 연루자를 깜짝 사면하기로 결정, 팬들의 날 선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반대가 거세자 정몽규 회장은 사과하고, 사면 결정을 철회했다.
잘못된 절차로 선임한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한국 축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이에 협회는 지난 2월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했다.
이후 협회는 5개월 동안 새로운 감독을 찾아 나선 끝에 지난 8일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홍 감독 선임 후에도 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의 유명무실, 면접 절차 없이 선임한 홍명보 감독에 대한 특혜 등으로 축구계 안팎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를 지켜보던 문화체육관광부도 감사를 결정하는 등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잡음에도 정몽규 회장은 두문불출했다. 협회와 자신의 비판에도 묵묵히 침묵을 지키던 정 회장은 예상치 못하게 576쪽이라는 방대한 양의 책을 내놨다.
정몽규 회장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 스스로 프로페셔널해야 한다는 확고한 소신이 있었다. 감독은 대등한 관계 속에서 선수들을 존중하면서 이들이 경기장에서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펼치도록 도와주는 것이 임무이자 업무라고 판단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평소 생활이나 숙소에서의 활동, 식사 시간 등은 최대한 자유롭게 해주려고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결국 아시안컵의 실패는 원팀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정 회장은 "축구협회는 그동안 기량이 우수한 선수를 길러내 유럽 무대에 진출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대표팀 전력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아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저학년 전국 대회나 연령대 대표팀부터 서로 존중하면서 원팀이 되는 것을 더욱 강조하려고 한다. 원팀 의식이 더 높아지지 않는다면 지금 수준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힘들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팀 내에서 유럽파의 비중도 엄청나게 커졌지만 그럼에도 대표팀 내에 여전히 위계질서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듯하다. 감독과는 자율적 관계를 선호하지만 선수단 안에서는 오히려 선후배 간의 전통적 위계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것도 모순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 자율성을 존중하는 '클린스만호' 내에서 발생했던 이러한 갈등은 향후 대표팀 운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라고 답했다.
한편 정몽규 회장은 시민단체 등에 배임 혐의로 고발을 당했다. 또 KFA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를 받을 위기에 몰렸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