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학전도, 이를 만든 김민기 대표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많은 이들의 아쉬움과 눈물이 끊이지 않고 있다.
22일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김민기는 전날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해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 빈소는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으며 장지는 천안공원묘지, 발인은 오는 24일 오전 5시 30분이다.
김민기는 1951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노래 '아침이슬', '상록수' 등을 작곡하며 1970~80년대 저항가요의 상징으로 불렸다. 1991년 3월에는 청춘의 거리 대학로에 극단 학전을 설립해 설경구 김윤석 장현성 조승우 이정은 등을 발굴하고 키웠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그의 대표작이다.
무엇보다 학전 소극장에선 다양한 뮤지션들이 공연하며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TV를 장악한 댄스 뮤직과 함께 1990년대 청춘 문화의 또 하나의 축이 됐다. 고 김광석의 경우 이곳에서 무려 1000회의 공연을 했으며 윤도현은 무명 시절 오프닝 무대를 도맡았다.
그러나 김민기가 위암 판정을 받으면서 투병 생활에 들어갔고, 점차 극단 유지에도 어려움이 생겼다. 그래서 지난해 학전을 지키기 위해 후배들이 나섰다. 창립 33주년을 2024년 3월 폐관을 앞두고 '학전 AGAIN' 프로젝트 공연을 진행,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문화예술위원회 또한 건물주와 협의해 리모델링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다시 만들겠다는 것. ‘절친’ 박학기는 “어떻게든 살려보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관계자들은 김민기 대표의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학전 부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지난 3월 15일, 끝내 학전은 폐관됐고 마지막을 지켰던 김민기도 세상을 떠났다.
박학기는 22일 오전 개인 SNS를 통해 “형님~!! 감사했습니다... 아름다운 곳에서 평안하세요”라는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윤도현도 “저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이자, 존경하는 음악가 김민기. 언제나 제 마음속에 살아 계실 김민기 선생님. 학전도 선생님도 대학로도 많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라는 글을 적어 올렸다.
한편 학전 측은 고인의 장례에 대해 “조의금과 조화는 고인의 뜻에 따라 정중히 사양한다. 빈소 및 발인 등 모든 장례 절차는 취재진에게 비공개로 진행된다. 조용히 장례를 치르고자 하는 고인의 뜻을 따를 수 있도록 마음으로 애도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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