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는 인종차별에 흔들리지 않았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컴튼 파크에서 열린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챔피언십(잉글랜드 2부 리그) 소속 브리스톨 시티를 3-0으로 이겼다. 황희찬(28)은 팀의 두 번째 골을 터트리며 프리시즈 첫 골을 기록했다.
황희찬은 후반 7분 상대 골키퍼 실수를 놓치지 않고 밀어넣어 골을 터뜨렸다. 황희찬은 후반전엔 주장 완장을 차고 뛰며 팀 내 입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충격적인 인종차별 사건 이후 터진 골이라 의미가 크다. 황희찬은 지난 15일 이탈리아 구단 코모와 연습경기 중 상대선수가 자신을 ‘재키 찬’이라고 부르는 인종차별 사건을 당했다. 화가난 울버햄튼 동료 다니엘 포덴세가 황희찬 대신 상대 선수에게 주먹을 휘둘러 퇴장당하기도 했다.
명백한 가해자인 코모 구단은 “우리는 이것이 인종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울버햄튼 선수의 이름을 부른 것일 뿐”이라고 변명해 화를 키웠다.
이에 울버햄튼 구단과 황희찬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 주장하며 잉글랜드 축구협회와 유럽축구연맹(UEFA), 이탈리아 축구협회에 항의 서안을 전달했다.
하지만 UEFA는 이번 사건을 조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축구에서 인종차별과 차별, 편협함을 없애는 싸움은 우리 조직의 주요 우선순위"라면서도 이번 경기는 UEFA 주관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들의 소관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UEFA 측은 UEFA 대회에서 발생한 일에만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KFA가 직접 움직였다. 18일 KFA는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협회는 7월 18일 FIFA에 보낸 공식 레터를 통해 황희찬 선수가 최근 연습경기에서 상대팀 선수로부터 당한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축구장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을 예방, 근절하기 위해 FIFA가 가해자들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해당 소식은 영국 공영방송 'BBC'를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울버햄튼 전담 매체인 영국 '익스프레스 스타'는 "울버햄튼의 프리시즌은 시즌에 대한 준비 대신 황희찬에 대한 터무니 없는 인종 차별에 시달렸다"라고 해당 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뒤이어 매체는 "중요한 것은 황희찬이 인종차별 행위를 한 코모의 수비수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스프레스 스타는 "황희찬은 그런 인종차별에도 흔들리지 않고 집중하고 있다"라며 "황희찬만 남는다면 울버햄튼은 더 강한 선수단을 구성할 수 있다"라고 짚었다.
해당 매체는 "황희찬을 중심으로 울버햄튼 공격진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라며 다가오는 시즌을 향해 기대를 드러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