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울버햄튼)이 인종차별을 이겨내고 친선 경기서 골 맛을 봤다.
울버햄튼은 2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컴튼 파크에서 열린 친선전에서 챔피언십 브리스톨 시티를 3-0으로 이겼다.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던 황희찬은 올버햄튼의 두 번째 골을 터트리며 프리시즈 첫 골을 기록했다.
황희찬은 후반 7분 상대 골키퍼 실수를 놓치지 않고 밀어넣어 골을 터트렸다. 황희찬은 후반전 주장 완장을 차고 뛰기도 했다.
스페인 전지훈련을 끝내고 울버햄튼훈련장으로 복귀한 선수들은 이날 챔피언십 브리스틀 시티를 상대로 30분씩 4쿼터로 진행된 연습경기에 나섰다.
울버햄튼은 마테우스 쿠냐가 페널티아크 정면 부근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먼저 득점포를 터트렸다.
이어 추가골은 황희찬이 맡았다.
1, 2쿼터를 벤치에서 대기했던 황희찬은 3쿼터부터 출전, 그라운드에 나선 지 7분 만에 파블로 사라비아의 크로스를 골키퍼가 제대로 잡지 못하고 놓치자 재빨리 골대로 밀어 넣으며 골 맛을 봤다.
울버햄튼은 10분 뒤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을 보태 3-0 완승으로 연습경기를 마무리했다.
황희찬은 15일 이탈리아 구단 코모와 연습경기 중 상대선수가 자신을 ‘재키 찬’이라고 부르는 인종차별 사건을 당했다. 화가난 울버햄튼 동료 다니엘 포덴세가 황희찬 대신 상대 선수에게 주먹을 휘둘러 퇴장당했다.
명백한 가해자인 코모는 “우리는 이것이 인종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울버햄튼 선수의 이름을 부른 것일 뿐”이라고 변명해 화를 키웠다.
이에 울버햄튼 구단과 황희찬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 주장하며 FA와 유럽축구연맹(UEFA), 이탈리아 축구협회에 항의 서안을 전달했다.
설상가상 UEFA는 자신들의 주관한 공식경기가 아니라 인종차별 사건을 조사할 의무가 없다며 발을 빼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이나 지난 18일에야 반응했다.
대한축구협회는 “FIFA에 18일 공식항의서안을 전달했다. 황희찬의 인종차별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운동장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서한을 보낸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자국선수 인종차별에 대해 사건 당일 강력한 법적대응까지 발표한 프랑스축구협회와는 매우 대조적인 행보다. 프랑스축구협회는 회장이 직접 나서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손흥민 및 황희찬 인종차별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그는 임실행정으로 이뤄진 홍명보 감독 선임 건에 대해서도 대중 앞에서 해명하지 않고 있다.
최근 팀내에서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에게 인종차별을 겪었던 손흥민 역시 국가대표 동료 황희찬을 지지하며 “항상 옆에 있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황희찬은 자신의 채널을 통해 “코칭 스태프와 동료들이 내가 원한다면 경기를 중단하겠다고 계속 확인했다. 정말 고마웠다”면서 “그러나 나는 계속 경기를 하고 싶었고 우리는 해야 할 일(승리)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돌이켰다. 그러면서 “인종차별은 스포츠에 있어서나 삶에 있어서 참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인종차별이 설 곳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울버햄튼은 오는 28일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웨스트햄과 프리시즌 첫 공식 경기를 치른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