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롤드컵 청부사로 불리우는 명 지도자들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팀 전력 고하에 상관없이 맡았던 팀들을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본선에 합류시켰다는 점이다.
현 시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빠른별’ 정민성 전 KT를 포함해 현역 지도자 중 대표적인 인물이 젠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정수 감독이다. 2020년 T1과 2021년 BLG 시절을 제외하면 김 감독은 2016, 2017, 2018, 2019 맡았던 팀들을 월즈 무대에 올렸다. 2년의 휴식 뒤에 지휘봉을 잡은 젠지에서도 MSI 우승을 이끌면서 지도력을 입증했다.
지난 18일 농심과 LCK 서머 1라운드 경기는 다시 한 번 김정수 감독의 지도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 젠지는 2-0으로 농심을 꺾고 LCK 사상 처음으로 라운드 무실세트 전승팀 타이틀을 쟁취했다. 아울러 LCK 최다 세트 연승 기록까지 20연승으로 갈아우치면서 1라운드를 최고의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롤드컵 청부사’ 김정수 감독의 뜻대로 척척 돌아가는 모양새였지만, 그는 결코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승부를 향한 그의 집념은 끝이 없었다. 이번 시즌 돌입과 맞물려 유니폼이 된 그의 남색 계통의 남방은 승리를 향한 그의 루틴의 일부가 됐다.
김정수 감독은 “일부러 이렇게 된 건 아닌데, 다른 옷을 입는 게 망설여지더라”라고 웃으면서 “계속 좋기만 하다면 시즌 끝날 때까지도 입는게 문제 없다”며 미소로 자신의 루틴을 숨기지 않았다.
농심전이 끝나고 취재진을 만난 김정수 감독은 “1라운드를 9승 0패로 마무리했는데, 좋은 기록으로 마무리해서 기분 좋다”고 웃으면서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우리는 기록에 연연하고 있지 않고. 물론 좋은 기록을 세우면 당연히 좋지만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서머 시즌을 잘 해서 플레이오프와 결승전을 가는게 목표다.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기록은 따라올거라고 생각한다”며 단일 라운드 무실 세트 보다 향후 치를 플레이오프 이상의 큰 무대에 비중을 뒀다.
2라운드 중점적으로 신경쓸 방향성을 묻자 김 감독은 “이번 경기는 메타 픽 위주로 경기에 임했지만, 최근 연습에서는 메타 픽을 하면서 스크림 승률이 안 좋다”라고 고백하면서 “예를 들어 기인 선수가 나르와 레넥톤을 안 하지만 연습에서는 하고 있다. 캐니언도 카서스 브랜드 외에 세주아니 아이번 같은 탱커 위주로 팁 조합에 맞춰 연습하고 있다. 봇 역시 애쉬 브라움 등을 솔로랭크에서 해보고 스크림에서 해보자고 이야기 한다”고 향후 다양안 전술을 위한 준비를 현 시점에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메타 픽 위주로 연습을 하면서 다양하게 전술을 준비하겠다. 스크림에서 연습하는 이유는 선호하지 않는 챔피언을 감출 수 가 없는 부분이다. 챔피언을 선호하지 않아도 연습 상황에서는 해보고 있다. 메타 픽을 최소한 연습에서는 많이 해봐야 한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상대인 디플러스 기아(DK)와 2라운드 첫 경기에 대해 김정수 감독은 “지난 DK전은 킬에서 많이 뒤쳐졌지만 정글링과 레벨링, CS에서 앞서나가 반반 구도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띄운 뒤 “리신이 글로벌밴에서 풀리고, 르블랑 같은 변수가 늘어나 잘 준비해야 한다. 잘 준비한다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말했다.
끝으로 김정수 감독은 “1라운드를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게 해준 선수들과 코치들에게 잘 따라와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계속 열심히 해서 2라운드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2라운드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