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박주호 전 위원의 이야기가 화제다. 결국 대한축구협회(KFA)는 이번 감독 선임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백서(白書)를 만들어야 한다.
박주호 전 KFA 전력강화위원은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FC세븐일레븐 with K리그 × 산리오 캐릭터즈 팝업스토어사전 오픈 행사에 참석했다. 지난 8일 국가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을 폭로한 뒤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올해 2월부터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한 박주호는 A대표팀 클린스만 감독 후임자를 찾기 위한 과정에 참여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절차'에 관한 문제를 제기했다. 전력강화위원회 내 공정한 절차는 사실상 없었단 것.
심지어 박주호는 '내부 폭로' 유튜브 영상을 찍고 있을 때 홍명보 감독 선임 소식을 기사로 접했다. 전력강화위원 모르게 홍명보 감독의 A대표팀 선임 발표가 나온 것.
박주호는 "홍명보 감독의 선임은 절차가 안(전력강화위원회)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제가) 내부에서 활동한 실무자인데도 몰랐다"며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던) 지난 5개월이 허무하다"라고 말해 파장을 불렀다.
KFA는 즉각 반박했다.
KFA는 9일 “박주호 위원이 SNS 출연 영상을 통해 전력강화위원회 활동과 감독선임 과정을 자의적인 시각으로 왜곡한 바, 이것이 언론과 대중에게 커다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하는 바"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그러나 KFA의 법적 대응은 아직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았다.
이날 마이크 앞에선 박주호는 “(KFA 전력강화위원으로 있었던) 5개월 간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 초점을 두고 영상을 올렸다.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KFA가 법적 대응을 예고한 데 대해선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저에게) 연락을 주시긴 했지만 공식적으로 KFA로부터 연락 온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법적대응 혹은 법적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박주호 위원이 언급한 것처럼 무너진 체계를 갖춰야 한다.
그동안 KFA는 그동안 펼쳤던 행보에 대해 기록으로 남겨놓은 경우는 많지 않았다. 김판곤 전 감독이 만들어 놓은 선임 프로세스에 대한 백서가 존재하는지에 대해 아무도 알지 못하고 있다. 월드컵 16강 그리고 빌드업 축구를 대한민국 축구에 심었지만 KFA가 갖고 있는 기록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김 전 감독이 만들어 놓지 않았거나 혹은 만들어 놓은 것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새로운 감독 선임 프로세스를 위해서라도 이번에 문제가 된 것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문제점을 찾아내야 한다.
특히 제시 마시 감독과 협상을 펼칠 때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파악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협상이 마무리 되지 못한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앞으로 문제들에 대해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주호 전 위원이 꺼내놓은 사실에 대해 더욱 정확하게 파악하고 모든 것들을 사실대로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비밀서약은 외부로 정보를 내놓지 말자는 의미이지 내부적으로 회의 내용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 중 어떤 인물이 정보를 유출하고 외부의 입김에 휘둘리는지에 대해 모두 파악해야 한다. 이번에 생긴 문제를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백서가 가장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다. 박주호 위원이 말한 것처럼 무엇이 문제였는지 다시 되돌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