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로드리구 벤탄쿠르(토트넘)에 대한 구단의 선택은 책임 떠넘기기였다.
토트넘은 18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타인캐슬 파크에서 열린 하츠와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5-1로 이겼다. 지난 14일 케임브리지 유나이티드를 7-2로 대파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승전고를 울렸다.
손흥민은 케임브리지전에선 2골을 넣었지만 이날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다. 골키퍼 선방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브레넌 존슨, 마노르 솔로몬과 함께 공격 라인을 꾸려 선발 출격한 손흥민은 전반 26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맞이했다.
중원 자원 매디슨과 데얀 쿨루셉스키가 짧은 패스로 상대 수비를 허문뒤 손흥민에게 공을 패스했다.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잡은 손흥민은 회심의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선방에 막혔다.
손흥민은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반 41분 감각적인 패스로 페드로 포로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줬다. 그러나 최종 슈팅은 골문을 외면했다.
토트넘은 전반전 후 11명의 선수를 모두 교체했다. 이에 손흥민은 후반전은 뛰지 않았다.
손흥민의 발끝은 터지지 않았지만 토트넘은 하츠를 5-1로 꺾었다.
전반 39분 존슨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토트넘은 후반 극초반 동점골을 허용했다. 수비 실책이 빌미였다.
그러나 이후 토트넘은 대량 득점을 올렸다. 후반 10분 윌 랭크셔의 다시 앞서가는 득점을 시작으로 내리 3골을 뽑아냈다.
토트넘은 오는 20일 런던의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 2부 소속팀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와 프리시즌 경기를 펼친다.
한편 경기가 끝나고 나서 토트넘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프리 시즌에 있던 로드리구 벤탄쿠르의 인종 차별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벤탄쿠르는 지난달 손흥민 인종차별 사건으로 큰 논란을 빚었다. 그는 아시아인은 다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뱉으며 숱한 비판을 받았고, 끝까지 사과문에서조차 변명하는 모습으로 지적받았다. 손흥민은 용서했으나 한국 팬들의 분노는 여전한 상황.
벤탄쿠르는 여기에 대표팀에서 폭력 행위까지 저지르며 징계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4강전서 콜롬비아 관중 상대로 물병을 던지면서 CONMEBOL도 곧바로 폭력 사태를 비판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풋볼 런던은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논란까지 언급하며 그가 출전정지 징계 위기에 처했다고 한숨을 내쉰 상항.
결국 프리 시즌 내내 친 사고에 대해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 벤탄쿠르에 대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코파 4강전에 대해서는 이야기한 것이 없다. 그리고 인종 차별건에서는 가장 중요한 사람은 손흥민이라 그의 의견을 반영할 것이다"고 입을 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탄쿠르의 인종 차별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처리 중이다. 그래도 추가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면서 "가볍게 판단을 내리기 보다는 손흥민과 이야기해서 신중하게 처리하겠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마디로 구단 자체가 징계를 선택하기 보다는 손흥민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떠넘기는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엔조 페르난데스의 인종 차별 논란 이후 하루만에 대응에 나선 첼시와 사뭇 대조되는 반응. 과연 토트넘 구단의 떠넘기기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