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행복한 레알 마드리드다.
레알 마드리드는 16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홈 경기장에서 킬리안 음바페의 입단식 행사를 진행했다. 음바페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파리 생제르맹(PSG)과 7년 동행을 마무리했고, 자유계약 신분으로 레알 마드리드와 5년 계약을 맺었다.
음바페는 지난달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확정했으나 프랑스 국가대표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 출전하면서 입단식이 미뤄졌다. 대회를 마친 그는 드디어 9번 유니폼을 입고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입성했다.
음바페는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과 함께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기뻐했고, 경기장을 돌며 팬들과 첫 인사를 나눴다. 레알 마드리드 팬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환영했다. 지네딘 지단도 경기장을 찾아 음바페에게 축하를 보냈다.
화려한 행사가 예상됐다. 레알 마드리드는 선수들의 '입단식 맛집'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9년 7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레알로 이적할 당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8만여 명의 팬들이 가득찼고 가레스 베일, 에당 아자르의 입단식도 구름 관중이 모여 화제를 모았다.
페레스 회장은 음바페를 환영하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이제 레알 마드리드 역사의 전환점이 될 것을 준비했다. 베르나베우는 앞으로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자랑할 것"이라며 "오늘은 인생의 꿈을 이루고 있는 선수, 음바페를 환영한다. 음바페, 오늘 이 하얀 유니폼을 입을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노력을 해줘서 고맙다. 새 집에 온 걸 환영한다"라고 말했다.
음바페도 어릴 적 꿈을 이뤘다며 감격했다. 그는 유창한 스페인어로 "여기에 있다니 믿을 수 없다. 난 여러 해 동안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잠을 청했고, 오늘 내 꿈은 이뤄졌다. 정말 행복하다. 먼저 첫날부터 나를 믿어주신 페레스 회장님께 감사드린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매우 어려웠지만, 우리가 이겼다. 드디어 레알 마드리드 선수가 됐다"라고 말하며 기뻐했다.
음바페가 스페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이유도 놀라웠다. 그는 스페인어 이야기가 나오자 "학교를 다닐 적 내 스페인어 실력은 최고가 아니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싶다는 꿈이 있었기 때문에 100% 노력했다. 내 스페인어는 나쁘지 않지만, 더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바페가 얼마나 레알 마드리드를 꿈꿨는지 알 수 있는 일화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음바페가 15년 전 호날두가 했던 대로 스페인어로 "하나 둘 셋...알라 마드리드(마드리드 만세)!"라고 외치는 순간이었다.
그는 타이밍에 맞춰 양팔을 위로 번쩍 들어올리는 동작까지 2009년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 입단식에서 했던 것과 똑같이 재현했다. 레알 마드리드 엠블럼에 입을 맞추며 기쁨을 만끽했고, 마지막엔 자신의 우상 호날두를 따라하며 애정과 존경을 표했다.
음바페는 15년 전 호날두와 마찬가지로 9번 유니폼을 입고 시즌에 돌입한다.
여기에 17일 레알 마드리드는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루카 모드리치와 재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5년 6월 30일까지로 1년 연장이다.
루카 모드리치는 1985년생 미드필더로 만 38세가 된 '노장'이다. 하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말과 같이, 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구성원 역할을 해냈다.
지난 2012년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레알 유니폼을 입은 모드리치는 10년이 넘는 세월 레알 마드리드의 허리를 지탱했다. 입단 초기 파트너로 활약했던 사비 알론소, 사미 케디라가 구단을 떠난 뒤 카세미루, 토니 크로스를 새로운 파트너로 맞이했지만, 이 두 선수 모두 차례로 레알을 떠났다.
모드리치는 이제 '젊은 피', 어린 선수들과 함께 중원을 구성해 '멘토' 역할도 함께 할 계획이다. 선발로 나서는 경기도 있겠지만, 교체 출전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레알 구단은 "레알 구단과 모드리치는 2025년 6월 30일까지 계약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발표한 뒤 "모드리치는 12년 동안 레알 마드리드 구성원으로 활약하며 세계 축구의 전설로 자리매김했다"라고 알렸다.
음바페를 영입하고 모드리치와 동행을 이어가게 된 레알이다. 2023-2024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며 유럽 최강으로 올라선 그들은 2024-2025시즌 목표도 유럽 정상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