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찾아 온 인기에 그저 꽃길만 걸으면 될 줄 알았는데. 배우 변우석을 둘러싼 ‘과잉 경호’ 논란이 수습되지 않고 있다. 배우 본인이 잘못한 건 아니지만 대세와 나락길 사이에 서 있는 그다.
지난 12일 변우석은 첫 단독 팬미팅 투어 '2024 변우석 아시아 팬미팅 투어-서머 레터(SUMME LETTER)'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홍콩으로 출국했다. 하지만 일부 경호원들이 일반인 게이트를 10분간 막고, 2층 라운지 이용자들의 항공권을 검사하고, 일반인 승객들에게 플래시를 쏘는 등 도가 지나친 경호를 진행했다.
논란이 커지자 14일 오후 경호업체 대표는 OSEN에 "변우석의 소속사에서 그런 요청을 한 적은 없었다”며 과잉 경호 논란을 해명했고 “공항 주변이 굉장히 혼잡하다. 그래서 공항 경비대와 차단했다. 플래시를 쏜 건 경호원의 명백한 실수이고 잘못된 행동"이라고 즉각 사과했다.
변우석의 소속사 바로엔터테인먼트도 15일 “먼저 공항 이용객을 향해 플래시를 비춘 경호원의 행동은 당사에서 인지 후 행동을 멈춰 달라 요청했다. 게이트와 항공권 및 현장 세부 경호 상황은 당사가 현장에서 인지할 수 없었으나 모든 경호 수행 과정에서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감을 통감하며, 불편을 느끼신 이용객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래서 변우석 측은 16일 귀국 때 경호원을 반으로 줄인 채 공항에 들어섰다. 홍콩 팬미팅을 마친 뒤 귀국한 건데 출국 때와 달린 그의 곁엔 소속사 관계자와 경호원 3명이 전부였다. 출국길 경호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 ‘황제 경호’, ‘과잉 경호’ 논란에 급기야 “그 정도 급은 아니다”라는 조롱까지 나오자 여론 분위기에 맞춰 경호 수준을 확 낮춘 걸로 보인다.
그러자 우려했던 대로 공항은 아수라장이 됐다. 공항에 몰려든 수많은 팬들이 변우석쪽으로 우르르 옮겨가자 넘어지는 팬들도 생기는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 됐지만 경호원들은 오버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서 조심스레 경호를 이어갔다. 물론 변우석의 다정한 팬서비스는 변함없었다.
이번 사태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하트 팬서비스 한 변우석은 잘못이 없다. 과도하게 오버한 경호원과 무분별한 팬들이 질서를 지키지 않았을 뿐. 그럼에도 한 누리꾼은 국가인원위원회에 ‘변우석 과잉 경호 논란, ‘인권침해’ 등을 이유로 제소까지 했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도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번 변우석 사태와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공사의 관리 소홀"이라고 답했다. 공항은 국가안보와 공공의 안전을 위해 특별한 보호와 관리가 필요한 데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큰 문제라고도 말했다.
경호원이 플래시를 사용해서 공항 이용객들의 눈을 밝히고, 항공권 검사를 직접 한 일에 대해선 “불법 행위가 맞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다. 저희가 그것을 발견하지 못한 책임은 있다. 사설 경호업체가 공항 내에서 하는 행동 규칙을 경찰과 협의해서 만들고 (문제시)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배우 본인의 잘못은 아니지만 변우석을 둘러싼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기가 너무 많아져서 생긴 불상사라 누굴 탓하고 원망하기도 힘든 상황. 누리꾼들 역시 “과잉 경호라니 너무하다”는 지적과 “경호 등급을 높여야 할 수준”이라고 두둔하는 목소리로 갈리고 있다.
변우석으로서는 tvN ‘선재 업고 튀어’를 통해 류선재 신드롬을 일으키며 국내외에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드라마가 종영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물 들어왔을 때 열심히 노 저으며 팬들을 만나러 다니고 있다. 힘들고 지칠 법도 한데 늘 웃는 얼굴로 고마운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하지만 톱스타로 가는 길이 마냥 순탄치 않을 터. 의도치 않게 호감과 비호감 사잇길에 서 있는 변우석이다. 그가 이번 논란을 잘 수습해 대세 꽃길을 계속 걸어갈지, 민폐 스타로 전락할지 좀 더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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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