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을 보호하고, 작품 제작에 만전을 기하기 위한 노력인 건 알겠으나 도를 지나치면 안된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선재 업고 튀어’로 데뷔 이래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변우석이 벽에 부딪혔다. 출국 과정에서 과잉 경호 논란 때문이다. 일부 경호원들이 일반인 게이트를 10분간 막았고, 2층 라운지 이용자들의 항공권을 검색하고 일방인 승객들에게 플래시를 쏘는 등 도가 지나친 경호를 했기 때문이다.
경호 업체는 인천국제공항 측과 사전에 협의가 됐다고 했지만 인천공항 측이 안전상의 문제로 출국장 버스 승하차 게이트 일부를 통제한 것은 알고 있었으나 사설업체 경호원들이 임의로 탑승객들의 여권과 탑승권을 검사한 것은 협의된 일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으며 경호업체는 물론 소속사, 변우석 본인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과잉 경호 논란은 ‘선재 업고 튀어’로 유명해진 변우석의 인기에 치명상을 안겼다. 일부 누리꾼들은 변우석이 오는 곳은 재난 문자로 알림을 달라고 했고, ‘선재 업고 튀어’를 패러디 해 ‘선재 오면 튀어’라며 비꼬기도 했다. 평소 친근한 팬서비스를 통해 인기를 굳혀가던 변우석으로서는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변우석은 홍콩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는 논란을 의식한 듯 경호원 수를 줄였다. 하지만 논란 후 관심이 증폭된 상황에서 공항은 기자들과 팬들로 붐볐고, 이들이 몰려들자 이제는 과잉 경호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중요한 건 경호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닌, 도를 넘지 말라는 부분이다.
경호 논란이 있었다면 촬영 논란도 있다. 촬영 스태프가 시민들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선을 넘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표적인 예로는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오징어게임2’, ‘폭싹 속았수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조산기가 있는 임산부가 고위험산모실에 입원했다 퇴원하는 과정에서 길을 통제하면서 논란에 휩싸였고, ‘오징어게임2’는 공항 에스컬레이터 사용을 막으며 짜증 섞인 말투로 시민들을 통제했다. ‘폭싹 속았수다’도 촬영지였던 죽제 장소에서 길을 막고 사진을 촬영하지 말라며 소리쳐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에 앞서서도 ‘이재, 곧 죽습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 ‘무인도의 디바’, ‘7인의 탈출’ 등의 드라마와 ‘하트시그널4’ 등의 예능이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끼쳤는데, 더 문제가 된 건 양해를 구하고 협조를 요청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촬영이 벼슬인 듯 구는 행동이었다. 이러한 사안이 이슈가 되면 작품과 배우들의 이름이 나올 수밖에 없기에 작품 전체로 보면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여라 차례 반복되는 ‘촬영 갑질’은 잊을만 하면 수면 위로 떠올라 아쉬움을 남긴다.
연예인도, 작품도 모두 시청자(=시민)와 함께 만들어 간다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 팬(시청자) 없이는 연예인도 작품도 있을 수 없다는 걸 주지하고, 반복적이고 세심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