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공식 취임 기자회견은 없었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라는 게 이유였다.
홍명보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55)은 15일 외국인 코치 선임 작업을 위해 유럽으로 출국했다.
홍 감독은 출국에 앞서 "이번 출장의 핵심은 앞으로 2년 반 이끌 외국인 코치 선임"이라며 "축구에 대한 철학과 비전,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를 감독인 제가 직접 듣고 결정하는게 좋겠다고 판단해 직접 나가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공식적인 감독 선임 기자회견은 아직이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이보다 외국인 코치 선임 작업이 급한 일이라고 판단했고, 홍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 없이 출국했다.
KFA는 지난 7일 "축구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에 홍명보 감독 울산HD 감독을 내정했다"라고 알렸다. 뒤이어 13일 KFA는 "이사회 승인을 통해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을 공식 선임했다. 홍명보 감독은 코칭스태프 구성에 들어간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내정이 발표된 뒤인 지난 10일 홍명보 감독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울산HD와 광주FC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맞대결이었다.
당시 홍 감독은 0-1로 패배한 뒤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감독직을 수락한 배경과 심경 변화, 앞으로의 포부 등을 밝혔지만, 감독 선임 공식 기자회견은 아니었다. K리그 기자회견이었기에 홍 감독의 기자회견은 약 20분에 그쳤다.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 없었다.
팬들은 현재 답답하다. KFA의 말과 홍명보 감독의 말이 다른 부분도 있으며 워낙 빠르게 진행된 감독 선임이었기에 이 과정과 절차가 궁금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KFA는 홍 감독에게 이러한 질문에 답할 자리를 만들어주지 않고 있다.
짧은 질의와 응답만 계속되다보니 질문자의 의도가 잘못 전달되기도 하며 홍 감독이 내놓은 답에 대한 추가 질문도 어렵다. 시간을 갖고 진행하는 기자회견이 아닌 짧은 인터뷰가 계속되니 이야기의 연속성이 부족한 인터뷰만 나오고 있다.
홍 감독은 이날 "이번 같은 경우는 조금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취임 기자회견 하기 전에 이번 유럽 출장을 먼저 하게 됐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양해 좀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외국인 코치 선임 문제가 과연 홍명보 감독의 공식 기자회견보다 급한 문제였을까. 한국 축구팬을 위해서, 홍 감독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KFA다. KFA의 상황 판단이 다시 한 번 아쉬울 따름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