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세계'로 호평받았던 박훈정 감독의 또 다른 인기작 '마녀'가 시리즈물 '폭군'으로 확장됐다.
15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디즈니+ 새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각본, 감독 박훈정)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차승원, 김선호, 김강우, 조윤수가 참석해 작품을 연출한 박훈정 감독과 함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 아래 현장에 모인 국내외 취재진에게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폭군'은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추격 액션 스릴러 드라마다. 영화 '신세계'와 '마녀' 시리즈로 호평받은 박훈정 감독의 첫 드라마 도전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차승원이 폭군 프로그램에 관련된 걸림돌을 제거하려는 청소부 임상 역을, 김선호가 비밀리에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설계자 최 국장 역을 맡아 대립한다. 여기에 김강우가 샘플을 가로채기 위해 나선 추격자 폴 역을 맡아 긴장감을 높이고 신예 조윤수가 샘플 탈취를 의뢰받은 기술자 자경 역으로 나선다.
박훈정 감독은 "처음으로 극장이 아닌 다른 매체에 작업을 해봤다. 힘들었다. 처음이라 그런지 힘들고, 드라마를 만드는 분들이 존경스러웠다"라며 멋쩍어 했다. 그는 '폭군 프로그램'에 대해 "제가 보여드린 '마녀' 시리즈의 연장선이다. 같은 큰 세계관 안에 같이 있는 이야기다. 반대 지점에 있는 사람들, 반대 지점에 있는 세력의 이야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차승원은 "제가 설명하자면 '마녀'는 지도상 동쪽, '폭군'은 지도상 서쪽이다. 평야기 때문에 언젠가 만날 거다. 북쪽과 남쪽은 또 있을 거다. 동서남북이 나오지 않겠나"라고 너스레를 떨며 "너무 갔나 싶지만 그만큼 언젠가 만나고 충돌할 여지가 당연히 있다"라고 덧붙여 기대감을 더했다. 박훈정 감독과 '낙원의 밤'으로 함께 했던 차승원은 "그건 또 다른 세계관이다. 그것도 또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훈정 감독은 차승원의 첨언에 "설명을 잘 해주셨다. 그렇게 설계한 세계관이다. 그래서 '마녀' 팬 분들이 보셔도 유추할 게 많으실 것"이라고 자부했다. 김선호 역시 박훈정 감독과 '귀공자'를 함께 했던 터. 그는 "감독님 작품은 캐릭터가 뚜렷하다. 목적을 향해 달리는데 그걸 지켜보시면 서로 각자의 목적에 대해서 재미있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화려한 캐스팅 조합도 '폭군'의 볼거리다. 차승원은 "제가 '낙원의 밤'도 같이 했지만 워낙 '마녀'의 팬이었다. 감독님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액션이나 스릴러 같은 장르물을 찍을 때 머뭇거림이 없다는 거다. 각각의 캐릭터들도 치열하게 가는 매력들이 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볼 때 '어떻게 구현하실까?'가 가장 궁금했다. 시나리오를 고를 때 그 궁금증에서 시작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선호는 "감독님이랑 하면서 저도 '마녀'라는 작품의 팬이기도 하고, 세계관이 연결되기도 하지만 특히나 최 국장이라는 인물이 그동안 제가 해온 캐릭터와는 다른 기조의 인물이라 재미있게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신나게 작품에 임했다"라고 밝혔다.
김강우는 "저도 감독님과 '귀공자'를 했고, 감독님 시나리오를 좋아했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마치 폭주기관차처럼 달리는 게 좋았다. 그 긴장감을 느끼는 게 너무 좋았다"라고 거들었다.
조윤수는 '폭군'을 통해 처음으로 주연에 도전한다. 그는 "저도 감독님 작품 워낙 팬이었는데 자경이를 연기할 수 있던 게 지금도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영광이었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보면서 '내가 이렇게 멋있는 역할을 한다고?'라는 생각에 설레기도 했고 걱정도 많이 됐다"라고 털어놨다.
'폭군'은 '폭군 프로그램'을 추적하는 추격 시퀀스로 박진감을 자아낼 전망이다. 이와 관련 자경 역의 조윤수는 "극 중에서 다양한 칼, 총 다양한 무기를 사용한다. 선배님들과 다르게 자경이 만의 매력이 있다"라고 했다. 이에 차승원은 "불사조 같은 인물"이라고 거들며 조윤수가 연기할 자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 다른 대립각과 추격을 보여줄 김선호와 김강우는 '귀공자'에 이어 다시 한번 대립각을 보여주게 됐다. 김강우는 "'귀공자'에서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이번엔 사이가 좋았으면 했는데 보시다시피 별로 안 좋다. 스틸만 봐서 그렇지 계속 제가 수다를 떤다. 보시면서 둘의 관계가 나올 것"이라며 김선호와 '강 대 강'의 관계성을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김강우는 국적이 미국인 캐릭터를 위해 "아무래도 국적이 미국이다 보니 심심찮게 노력을 했다"라고도 밝혔다. 조윤수는 "자경은 실력 좋은 기술자다. 보기와는 다르게 총기와 칼을 잘 사용하는 반전 매력이 있다. 돈이 되는 일이면 살인까지 해낼 수 있는 실력자다"라고 말했다.
'마녀'의 김다미를 '폭군'의 새 얼굴 조윤수를 향한 기대감도 상당한 바. 박훈정 감독은 신예 조윤수에 대해 "내용상으로는 자경 캐릭터가 이름은 유명한데 조금은 미스터리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러려면 이 캐릭터를 맡은 배우도 조금은 그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많은 배우 분들을 만나봤다. 나중에 공개돼서 보시면 알겠지만 정말 이번에도 캐스팅을 참 잘했다"라며 자신감과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김선호 씨는 최 국장 역할이 재미있을 것 같긴 한데 걱정도 했다. 한번도 안 해본 역할이라고. 그런데 저는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냥 하면 된다고 해줬다. 확실히 연기 폭이 넓은 배우라 못 보신 모습을 잘 만들어주실 수 있을 거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임상(차승원 분)은 얘끼할 게 없다. 액션 대역도 안 쓰셨다. 본인이 액션을 대역이 하는 걸 못마땅해 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에 차승원은 "잘 하시는데 제 손짓, 발짓과 달라서 튈까봐 그랬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박훈정 감독은 "그만큼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봐주셨다"라고 했다.
김강우는 "'귀공자'와 '폭군' 모두 저와 하나도 닮지 않았다. 그런데 '귀공자'는 모든 게 다혈질이다. 행동도 성격도. 그런데 폴은 뒤에 빠져 있기도 한다. 몸을 직접 안 쓰고. 그게 저와 살짝 닮았다"라고 말하기도.
작품의 탄생 배경에 대해 박훈정 감독은 "'마녀'를 시작할 때 저희 사무실에 있는 직원들이나 창작한 친구들이랑 이 이야기를 어디까지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같은 식구들은 알아야 하니까. 제가 설명을 쭉 했다. 그러다 보니 빨리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서대로 가야할지, 일단 스타트를 시켜야 할지. 먼저 해야겠다는 생각에 작품 준비를 했다. 배우들께 책 나오기 전에 먼저 말씀을 드렸고 책이 나오면 바로 배달해드려서 읽고 바로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촬영 특히 액션 연기는 쉽지 않았을 법 했다. 첫 주연작에서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한 조윤수는 "첫 촬영 마치고 박훈정 감독으로부터 '너 많이 때려봤니?'라는 말을 들었다"라고 밝히며 "크랭크인 전에 한달 반 정도 시간이 있었고 무술이나 PT 수업을 병행하며 받았다. 한 액션 씬이 끝나면 준비하고 또 준비했다. 액션 훈련 같은 경우 기초 체력도 키우고 액션 합들도 배웠다. 총기나 칼을 다루는 법도 배웠다. 자경이가 굉장히 거친 아이이다 보니 액션에 있어서도 조금 더 짐승 같고 날 것 같은 에너지를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조윤수와 호흡한 차승원은 신예 후배의 연기에 대해 "불사조, 불나방 같더라. 그냥 달려들더라"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조윤수 씨가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제가 있어서 못했을 수도 있다"라고 너스레를 떤 뒤 "소위 액션 '합'이라고 하는 걸 짜서 해봤는데 굉장히 잘했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그는 "엘보가 나을만 할 때 엄청난 무게의 총을 들어서 안 나았다. 그런데 또 그게 어떻게 보면 총이 단순히 총이 아니라 캐릭터다. 도움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욕심이 생겼다. 그걸 또 수행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김선호는 "'귀공자'와 정반대되는 성격의 인물이라 최대한 차분하려고 노력했다. 신념을 위해 노력하는 캐릭터라 어떻게 대사를 해야 할지 굉장히 고민했다. 아마 오픈을 하면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다. 많이 기대해 달라"라고 덧붙였다.
'귀공자'에서도 맑은 눈의 광인 같은 이미지를 보여준 김선호. '폭군'에서는 어떻게 달랐을까. 그는 "'맑눈광'은 생각을 못해봤는데 그 지점은 유일하게 비슷하다. 눈을 바꿀 수는 없었다. 그런 지점은 있다"라며 웃었다. 다만 "'귀공자'보다 훨씬 더 초췌하고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의 인물이다. '귀공자'는 모든 상황을 즐겼다면, '폭군'에서는 심적으로 갈등하고 수많은 고민을 가진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귀공자' 때보다 편했다는 말은 좀 그렇지만 내면적으로는 굉장히 많은 액션을 했지만 이번엔 몸은 고생을 안 했다. 차승원 선배님과 윤수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폭군'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 마디가 있을까. 박훈정 감독은 "이건 그냥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다. 재미있는 보여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차승원은 "감독님 말씀대로 순전히 오락물인 드라마다. 4편짜리 시리즈라 훅 지날 거다. 각종 액션과 그 안에 담긴 긴장감들이 곳곳에 스며있어서 한번에 쑥 지나갈 오락 시리즈라고 생각하게 된다"라고 거들었다.
끝으로 박훈정 감독은 "'폭군'은 원래 영화로 준비해서 촬영을 준비했다. 그러다가 시리즈로 선보이게 됐다. 특별한 이유라기 보다는 저희 창작하는 입장에서는 OTT가 생기며 다양한 매체가 생겼다. 선택의 문제였다. 저희에겐 기회가 더 있는 거라고 봤다. 서로 장단점이 있겠지만 이 작품에 조금 더 장점이라고 생각했을 때 선택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제가 극장용 영화를 하다 보니까 시리즈의 호흡에 대해서 고전을 많이 했다. 호흡도 다르고, 여러 가지가 다를테니까. 그런 부분을 매우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영화로 준비가 되던 거였으니까. 중간 과정이 힘들었다. 아무래도 시리즈를 처음 만져보는 입장이라 그렇다. 뭐든 처음은 다 힘든 것 같다. 4개의 엔딩을 잘 잘랐다. 기가 막히게 잘랐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마녀' 세계관이 '폭군'에서 얼마나 폭발적으로 확장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폭군'은 오는 8월 14일 디즈니+에서 공개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민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