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말해봐, 지금 말해보라고!"
'무서운 10대' 라민 야말(17, 바르셀로나)이 프랑스를 무너뜨리고 난 뒤 카메라에 대고 외친 말이다.
영국 '비사커'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이 프랑스를 물리친 뒤 야말이 아드리앙 라비오(유벤투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라고 보도했다.
스페인은 같은 날 독일 뮌헨의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준결승전에서 프랑스를 2-1로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제 다음 상대는 네덜란드와 잉글랜드 둘 중 하나. 스페인은 오는 15일 둘 중 승리하는 팀과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2012년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4번째 우승을 꿈꾸는 스페인이다.
선제골은 프랑스의 몫이었다. 전반 8분 박스 안 왼쪽 측면에서 킬리안 음바페가 공을 잡은 뒤 수비수 두 명을 앞에 두고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고 랑달 콜로 무아니가 높이 뛰어 올라 헤더로 연결, 골망을 갈랐다.
스페인이 빠르게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21분 박스 앞 중앙에서 공을 잡은 다니 올모가 알바로 모라타에게 공을 건넸고, 모라타가 다시 야말에게 내줬다. 야말은 페널티 아크 앞에서 한 차례 수비를 흔든 뒤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그는 만 16세 362일의 나이로 유로 역대 최연소 득점 기록까지 세웠다.
그리고 올모가 프랑스를 무너뜨렸다. 전반 25분 헤수스 나바스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윌리엄 살리바가 멀리 걷어내지 못했다. 올모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한 차례 터치로 수비를 제친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으며 역전골을 뽑아냈다.
경기는 그대로 스페인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프랑스는 후반 들어 열심히 스페인 골문을 두드렸지만, 더 이상 소득을 얻지 못했다. 결승 무대를 밟는 쪽은 스페인이 됐다.
종료 휘슬이 불리자 야말은 동료들과 기쁨을 만끽했고, 중계 카메라에 대고 "지금 말해! 지금 말해보라고!"라고 외쳤다. 이는 프랑스 미드필더 아드리앙 라비오를 향한 메시지로 보인다.
경기 전 라비오는 기자회견 도중 야말 이야기가 나오자 "그가 유로 결승전에서 뛰고 싶다면 지금까지 보여줬던 것보다 더 많은 걸 해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가 편하지 않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야말이라지만, 프랑스를 상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가벼운 도발이었다.
그러자 야말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조용히 움직여라. 체크메이트라고 말할 수 있을 때가 바로 입을 열 때'라는 글귀를 올리며 받아쳤다. 그리고 그는 실제로 득점포를 가동하며 자기가 한 말을 지켰다. 게다가 라비오를 앞에 두고 터트린 골이기에 더욱 짜릿했다.
한편 최고의 활약을 펼친 야말은 UEFA 공식 POTM(Player of the Match)에도 선정됐다. 그는 경기 후 "결승에 진출하게 돼 기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승"이라며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나서는 너무 행복했다. 꿈이 이루어졌다. 결승전에서는 최고의 팀과 맞서야 한다. 어떤 팀이 올라올지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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