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가대표 미드필더 로드리(28, 맨체스터 시티)가 '논란의 주인공' 앤서니 테일러 심판을 공개 저격했다.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아주 익숙한 이름이다.
영국 '가디언'은 9일(이하 한국시간) 로드리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 시즌 맨시티와 함께한 1년과 현재 출전 중인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 관한 이야기 등을 내놨다.
인터뷰 도중 스페인 대표팀 동료 페드리의 안타까운 부상도 언급됐다. 그는 지난 6일 독일과 유로 2024 8강전 도중 불의의 부상을 입고 대회에서 하차했다.
당시 페드리는 경기 시작 4분 만에 토니 크로스의 거친 태클에 쓰러졌다. 돌아서려는 페드리의 다리를 강하게 걷어차는 위험한 반칙이었다.
그대로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던 페드리는 잠시 후 다시 일어나 뛰려 했다. 그러나 금방 주저앉았고, 결국 다니 올모와 교체되며 벤치로 향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었다.
결국 페드리는 더 이상 이번 대회에서 뛸 수 없게 됐다. 스페인 축구협회는 "페드리에 대한 검진이 진행됐다. 그는 왼쪽 무릎에 2등급 내측 염좌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이번 대회가 끝날 때까지 팀 동료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인대 파열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다만 한 달에서 6주 정도 회복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의 우승 도전에는 함께할 수 없지만, 2024-2025시즌 라리가 개막 전에는 돌아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은퇴 경기에서 비신사적 반칙으로 2002년생 페드리를 다치게 한 '교수님' 크로스. 그 역시 자기 잘못을 알고 있기에 "미안하다. 빨리 낫길 바란다, 페드리! 고의적으로 다치게 하려는 게 아니었다. 빨리 회복하고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당신은 훌륭한 선수"라고 사과를 전했다.
페드리도 사과를 받아들였다. 그는 "유로를 위해 독일에 왔고 여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여기에 머물 것이다. 꿈은 계속된다는 것을 의심하지 말라"라며 "이제 응원에 힘쏟을 시간이다. 힘든 순간을 지나 이제 회복에 나선다. 곧 바르셀로나와 함께 최고의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리고 크로스에게 감사를 전한다. 이게 축구이며 경기에선 이런 일이 일어나곤 한다. 크로스 당신의 커리어, 업적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한 가지만 더 말하겠다. 스페인, 우승으로 가자!"라고 답했다.
사실 크로스의 태클만큼이나 큰 문제였던 게 있다. 바로 경기를 관장했던 테일러 주심의 수수방관. 그는 크로스에게 옐로카드도 꺼내 들지 않았다. 거친 반칙이 나와도 아무런 제재가 없으니 경기는 갈수록 과열되고 말았다.
로드리도 소신 발언을 남겼다. 그는 "폭력적인 태클들이 있었다. 나는 페드리 근처에 있었고, 그건 나쁜 태클이었다. 하지만 축구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곤 한다. 심판이 통제를 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가디언은 '테일러 주심이 틀렸다'는 이야기인지 되물었다. 민감한 질문일 수 있지만, 로드리는 대답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그런 것 같다. 경고를 줬는지 아닌지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경기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 태클에 카드가 나오지 않으면 그 다음은..."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하는 테일러 심판은 평소에도 미숙한 운영으로 악명이 높다. 한국하고도 악연이 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와 조별리그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가나 선수가 쓰러지면서 시간이 끌렸다. 하지만 테일러 심판은 한국의 코너킥 기회를 무시하고 칼같이 경기를 끝냈고, 항의하는 파울루 벤투 감독을 퇴장시킨 전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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