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피해자들은 6년이라는 시간을 잃었다. 하지만 가해자들은 법적 처벌을 다 받았기에 죄를 씻었다고 판단했는지 행복한 출소 후 삶을 이어가고 있다. ‘버닝썬’ 사태와 관련된 이야기다.
‘버닝썬 게이트’도 벌써 5년이 지났다. 지난 2019년 알려져 연예계를 넘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버닝썬 게이트’. 사건과 연루된 이들이 법적 처벌을 받으며 일단락 됐지만 여파는 여전하다. 법적 처벌을 다 받은 스타들은 사회로 돌아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호의호식하고 있는 반면 억울하게 연루되어 시간을 잃은 스타들도 있다.
사회로 돌아온 건 빅뱅 출신 승리와 가수 정준영. 먼저 ‘버닝썬 게이트’ 핵심 인물로 지목된 승리는 성매매 알선, 외국환거래법 위반, 업무상 횡령, 20억원 대 해외 원정 도박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 받았다.
출소 후 승리의 행보는 연일 부정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출소 후 태국에서 성대한 생일 파티를 여는가 하면, 캄보디아의 한 행사에서 지드래곤을 언급하며 빅뱅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양다리 의혹 등 사생활 이슈로 잡음을 일으킨 그는 클럽 오픈 등과 관련해 사업 욕심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영은 2016년 1월 강원도 홍철, 같은 해 3월 대구에서 두 차례 술에 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2019년 3월 구속기소됐다. 이때 정준영은 여성과 성관계 몰래카메라 영상을 촬영한 뒤 단체 채팅방, 개인 채팅방 등에서 다수의 지인들에게 공유한 혐의도 받았다. 징역 5년형을 받은 정준영은 지난 3월 형기를 채우고 출소했다.
출소 후 음악 활동 복귀, 이민 등을 고려하던 정준영이 목격된 건 프랑스의 한 클럽. 온라인상에는 정준영이 바에서 여자를 꼬시면서 SNS 계정을 묻고, 리옹에 한식당을 오픈한다고 한 내용이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화려한 조명의 클럽에서 포착된 사진도 공개되면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반면 ‘버닝썬 게이트’에 억울하게 이름을 올리며 시간을 송두리째 빼앗긴 이들도 있다. ‘버닝썬 여배우’로 지목을 받은 고준희와 송다은이 대표적이다. 먼저 고준희는 2019년 서울 강남에 위치한 클럽 버닝썬에서 성접대를 한 여배우로 언급되면서 출연 예정이던 드라마에서 하차 통보를 받았고, 긴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고준희는 최근 한 웹예능에서 “나는 솔직히 버닝썬에 왜 내가 나오는지 잘 모르겠다. 버닝썬이 어디있는지도 모르고 가본 적도 없다. 몇 년 동안 아니라고 계속 말했다. 그런데 그걸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것만 편집해 나가지 않았다. 그 일로 인해 엄마가 이석증이 생겼다. 엄마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 엄마는 이석증이 온 걸 내게도 숨겼다. 엄마가 아프지 않아도 되는데 나로 인해 아픈 건가 싶었다”고 말했다. 6년이라는 시간을 잃어버린 고준희는 최근 연극으로 복귀 소식을 알렸다.
‘하트시그널’로 얼굴을 알린 송다은도 ‘버닝썬 여배우’로 지목을 받으며 세월을 빼앗겼다. 그는 몽키 뮤지엄과 인연이 닿은 건 학교 선배 때문이고, 그렇게 승리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송다은은 몽키 뮤지엄에서 예약자를 확인하는 정도의 일을 했을 뿐인데 1주년 파티에서 찍힌 사진으로 버닝썬 여배우로 지목을 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송다은은 “캐스팅 되었던 모든 드라마에서 하차하게 되었고, 진행하던 광고, 라디오 등등 실시간으로 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며 매일 매일 눈물로 절망스러운 나날들로 보냈던 그 때였고, 지금도 사실이 아닌 모든 상황이 실제로 제가 했던 것 마냥 꼬리표처럼 따라다녀 난감하고 마음이 너무 무겁고 힘듭니다. 그러니 제발 제가 클럽녀고, 마약을 했다는 억측은 그만 해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그저 제 삶을 나쁜 꼬리표 없이 행복하게 하루하루 살고 싶은 평범한 30대 여자”라고 말했다.
법적 처벌을 받은 핵심 인물들은 죗값을 다 치렀다는 것을 보여주듯 거침 없이 활보하는 모습이다. 반면 억울하게 연루됐던 이들은 지금도 루머와 싸우고 있어 씁쓸함을 안긴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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