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반복했던 전력강화위원회를 '존중'한 결과가 이렇다.
대한축구협회(KFA)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는 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홍명보 신임감독 선임에 대한 브리핑을 실시했다.
이임생 이사는 모두발언을 통해 "새로운 축구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오는 2026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다"라면서 "시즌 중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울산HD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또 동시에 K리그와 울산팬들께 죄송하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난 뒤 5개월 동안 고생한 전력강화위원과 정해성 위원장께 감사 드린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홍명보 감독은 지난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하게 됐다.
이임생 이사는 이 자리에서 "실제 선임 가능했던 외국인 감독이 존재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요식행위였다는 의혹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이사는 "지난 6차례 논의를 거쳐 1순위와 2순위 후보가 외국인 감독이었다. 이 자리에서 밝히기는 어렵다"라며 "언론에 지속적으로 언급된 인물을은 결과적으로 협상이 무산됐다. 첫 번째 분은 국내 체류기관과 그에 따라 부과되는 부수적인 것들이 문제였다. 국내에 거주할 수 없다고 해서 협상을 이어갈 수 없었다. 두 번째 후보는 다른 국가대표팀을 맡고 있어 소속협회 때문에 무산됐다"라고 전했다.
이 이사는 "기존 전력강화위원회를 존중하고 절차를 이어갔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중간에 외부에서 많은 외국인 감독을 추천받았지만, 혼자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그래서 전력강화위원회가 해온 절차대로 했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의 감독 선임 작업은 여전히 어려웠다. 협상 실패와 거절을 겪었다. 3월과 5월 각각 황선홍, 김도훈 감독을 임시로 선임해 A매치를 치렀다. 최종 후보군이 추려진 상황에서 이임생 이사는 빠르게 선임을 마무리하기 위해 2일 유럽으로 출국, 감독 후보군과 미팅을 가졌다. 지난 5일 귀국한 이임생 이사의 보고 이후 KFA는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7일 KFA는 홍명보 감독이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됐음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이임생 이사는 "전력강화위원회가 정상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전력강화위 5분만의 동의를 얻었다고 해서 제대로 된 건지 제가 할 말은 아니다. KFA 법무팀의 조언을 받았고 아무 문제없다는 답을 근거로 진행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이사는 '전력강화위원회를 존중했다', '전력강화위원회가 제대로 된 건지 제가 할 말은 아니다'라는 애매한 말들만 늘어놨다. 이임생 이사는 "2명의 후보를 인터뷰한 뒤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 5일 금요일 경기를 마치고 돌아오던 홍명보 감독의 자택 앞에서 인터뷰를 실시했다. 이미 홍 감독은 최종 후보 3명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임생 이사 본인이 말처럼 그간 실패를 반복했던 '전력강화위원회'를 존중하고 절차를 이어간 결과는 결국 한창 K리그에서 경쟁하고 있는 팀의 감독이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