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 이효리가 엄마에게 그동안 효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했다.
6월 30일 방송된 JTBC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에서는 이효리 모녀의 마지막 날이 공개된 가운데 극적으로 화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효리는 마음의 상처의 원인이 아빠가 아닌 엄마 때문이었다고 밝히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자신이 힘든 걸 알고도 어쩔 수 없이 모르는 척 했다는 엄마에 이효리는 “그 점이 싫었다고. 그 점이 나를 지금까지도 슬프게 하는 점이라는 거다”라고 원망을 드러냈다. 결국 엄마는 “아 나 집에 가고 싶다. 그만해 이제”라고 대화를 거부했고, 이효리는 “내 얘기를 들어보고 싶다면서”라며 “엄마는 나를 보호하지 않았다. 내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나한테 상처를 절대 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이효리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왜 저렇게 힘이 없고 나약하지. 너무 싫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어린시절 환경을 좀 더 개선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원망이 있었던 것 같다”고 속마음을 털어왔다.
그런가 하면, 엄마는 산 속의 한 카페 사장님에게 숨겨왔던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전했다. 이에 이효리는 “엄마가 말을 많이 하네. 나한테보다 많이 하는 것 같다”며 씁쓸해 하면서도 “내 기분이 어땠는지. 내가 얼마나 힘든지. 내 삶이 어땠고 그 일이 나한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엄마가 들어주기를 바랐다”리며 “내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는 것처럼 엄마도 엄마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원했던 거다”라고 깨달은 바를 전했다.
또 엄마의 과거 이야기에 이효리는 “엄마의 어렸을 때 이야기를 들으면서 엄마는 귀엽고 순수한 사람, 호기심 많고 경험해보고 싶은 거 많고 그랬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동시대에 태어났으면 나랑 비슷했을 거 같다. 장난 많고 호기심 많고 도전하는 거 좋아하고 돌아다니는 거 좋아하고. 소박한 거 좋아하고”라고 생각하기도.
이어 “힘이 없고 나약한 게 아니라 엄마가 살았던 시대가 그랬던 것 같다”라며 “엄마가 날 안 구출해준 게 아니라 구출할 수 없었겠구나. 이런 마음이 드니까 좀 풀어진 것 같다. 안한 게 아니라 못한 거구나”라며 엄마를 이해했다. 반대로 엄마는 “그때는 왜 이렇게 남편이 무섭고 하늘같았는지 옛날에는 다 그랬다. 지금같은 안 그러고 산다. 지금 같은 배짱이고 이렇게 머리가 깨어 있었다면 그때는 내가 무슨 수를 쓰던 안 지고 살았다. 지금만 같으면”이라고 자신을 돌이켜 봤다.
이후 엄마는 이효리와 찜질방 데이트를 하던 중 “사랑을 못 줘서 미안하다 효리야. 앞으로 사랑 많이 줄게. 남은 시간 충분히 사랑 많이 줄게 기대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지만”이라며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며 큰 사랑을 약속했다. 이에 이효리는 앞으로 종종 만나자며 제안하는 등 극적으로 화해해 훈훈함을 안겼다.
한편, 이효리는 제주도에서 직접 말려 온 고사리와 해감해 둔 바지락으로 자신의 최애 메뉴인 고사리 파스타를 만들어 엄마에게 선보였다. 요리하는 모습이 낯선 듯 지켜보던 엄마는 “여성스러워 보이네. 그런 모습 처음이다. 네가 이런 것도 할 줄 알다니.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딸로 알았는데”라고 전했다.
엄마는 인터뷰에서 “뚝딱뚝딱 잘 만들더라. 쉽게. 난 파스타 할 줄도 모르는데. 대단하더라. 아기로만 봤더니 아직도 물가에 내놓은 아기 같아 보인다. 부모 마음은 누가 다 그렇잖나. 파스타도 잘 끓이는 걸 보니 ‘충분히 해 먹고 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신기하다”라며 “식당에서 파스타 먹어봤는데 효리가 해준 게 더 맛있더라. 담백하고”라고 칭찬했다.
파스타를 맛있게 먹은 후 엄마는 큰딸, 남편과 전화하며 “효리가 제주도에서 고사리 꺾어와 파스타 해줘서 맛있게 먹었다. 자기가 저녁 해서 엄마를 차려줬다. 딸이 해주는 거 받아 먹으니 너무 좋다. 편안하고. 엄마로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여행 중에 최고”라며 동네방네 자랑하기도.
설거지하며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된 이효리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그는 “내가 엄마랑 30년 떨어져 있어서 엄마에게 못해준 걸 후회했다. 별로 후회하는 성격이 아닌데. 너무나 좋아하시는 걸 보고서 진짜 내가 너무 무심했구나. 나 왜 이렇게 못됐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엄마와의 여행 마지막 밤, 이효리는 옆에서 뜨개질 하는 엄마에 선우정아 ‘도망가자’를 들려줬다. 이에 대해 이효리는 “옛날의 엄마를 만난다면 내가 엄마에게 해주고 싶은 말처럼 들리더라”라며 “저라면 결코 해내지 못했을 인생을 잘 참고 산 것에 대한 존경의 마음, 딸로서 고마운 마음”이라고 선곡 이유를 밝혔다.
이효리는 “기순아, 그냥 애들이고 뭐고 나랑 같이 도망가자, 여행가자”라고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엄마는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서로 힘은 별로 없었지만, 어렵고 힘든 세월 속에서 엄마가 나를 지켰고, 나도 엄마를 지켜줬구나”라고 덧붙였다.
함께 나란히 누워 마지막 밤을 보내는 두 사람. 이때 엄마는 이효리를 껴안으며 “엄마가 못 배우고 지식이 많았으면 너하고 좀 더 강도 높은 대화가 나눠졌고, 아름다운 대화가 나눠졌을 텐데”라며 “통틀어서 엄마, 아빠가 미안하다. 엄마가 아빠 몫까지 사과하겠다. 내 딸로 태어나줘서 고맙다. 너 아니었으면 엄마는 아무런 의미 없었다. 이 세상 사는 재미가”라고 진심을 전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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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