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새 감독선임 작업을 이끌었던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떠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확인했다. 사의가 수용되면 지난 2월 전력강화위원장에 선임된 정해성 위원장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후임감독 선임이라는 본래의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떠나게 된다.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후 4개월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후임감독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난항의 연속이었다. 제시 마시, 헤수스 카사스 등 위원회가 후보로 제시한 외국감독들이 연이어 한국축구와 손을 잡기를 거절했다.
결국 3월까지 새 감독을 임명하겠다던 협회는 황선홍 감독을 임시로 선임해 시간벌기에 나섰다. 정해성 위원장은 황선홍 임시감독을 선임하며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선임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 전력강화위원회가 접촉한 지도자들은 하나같이 한국행을 거절했다. 외국감독을 선임하겠다던 본래의 의도와 달리 국내지도자까지 풀을 넓혔다. 선임작업이 또 다시 난항을 겪으며 5월 김도훈 감독을 임시로 또 선임했다.
설상가상 올림픽대표팀으로 복귀한 황선홍 감독이 파리올림픽 본선진출에 실패했다.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임시로 국가대표팀에 선임한 축구협회에 비난이 쏟아졌다. 대표팀 감독후보에서도 제외된 황선홍 감독은 결국 대전의 새 감독으로 부임했다.
김도훈 감독을 정식으로 선임한다는 소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한국축구를 위해 임시감독을 맡았지만 대표팀 정식감독은 전혀 생각이 없다"면서 거절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빠르면 6월 말, 늦어도 7월 초까지는 선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시간을 연기했다. 하지만 결국 정 위원장은 본인의 말을 지키지 못하고 위원장에서 물러나게 됐다.
전력강화위원회는 협회에 감독후보를 추천할 수 있지만 직접 협상권을 가지지 못한 한계를 갖고 있다. 클린스만의 위약금 지불과 천안축구센터 건립으로 축구협회의 재정상황이 넉넉지 않은 사정도 있다.
한국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조추첨식’에서 이라크, 요르단, 오만, 팔레스타인, 쿠웨이트와와 B조에 편성됐다. 당장 9월부터 월드컵 3차 예선을 치러야 하는 한국이지만 여전히 감독이 공석이다.
정해성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새 감독 선임작업은 더욱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감독은 제대로 뽑아야 한다. 여권의 색깔에 상관없이 능력을 갖춘 검증된 지도자가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야 한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