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끌 당시 전부 실패했던 것들을 조언하고 있다.
영국 '더 선'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더 선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의 글을 전했다. 클린스만은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서 우승을 자신있게 외쳤던 잉글랜드 대표팀의 경기력이 심상치 않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세르비아를 상대해 1-0으로 승리했지만, 답답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비난을 받았고 이후 치른 덴마크전에선 졸전 끝에 1-1 무승부를 거뒀다. 3차전 슬로베니아를 상대로는 득점을 만들지 못하면서 0-0으로 비겼다.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긴 했으나 경기력에 물음표가 붙는 상황, 게리 네빌을 비롯해 게리 리네커, 웨인 루니 등 잉글랜드 대표팀의 전설들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전술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클린스만은 다른 목소리를 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스게이트의 전술적인 면을 비판하는 대신 인간적인 면을 칭찬했다.
그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비난을 감수하고 팬들과 직면하는 모습은 참 존경스러웠다. 그는 슬로베니아전 0-0 무승부 이후 곧바로 라커룸으로 향해 화를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잉글랜드 국민들에게 다가갔다. 팬들이 화가 났다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라고 말했다.
클린스만은 "사우스게이트는 상황과 직면했고 응원에 감사를 표했다. 몇몇 팬들은 그에게 플라스틱 맥주잔을 던지고 욕설을 뱉었음에도 많은 사람들은 사우스게이트의 행동에 감명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람이라면 모두 칭찬을 좋아한다. 우린 인간이다. 그러나 비판을 받을 순간엔 이를 견딜 수 있는 넓은 어깨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이다. 때는 지난 2월 8일 인천국제공항.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한 대한민국 대표팀 일부 선수단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탈락 후 귀국했다.
당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한국은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0-2로 패배해 탈락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부임부터 목표는 아시아 정상이라고 큰소리 쳐왔지만, 꿈을 이루는 데 실패했다.
한국 축구, 아니, 아시아 축구 역사에 남을 만한 졸전이었다. 경고 누적으로 김민재가 빠졌다고 하지만, 한국의 수비와 경기력은 처참했다.
16강, 8강과 같은 극적인 반전은 없었다. 경기는 그대로 0-2 패배로 막을 내렸다. '이번에야말로 우승한다'라고 자부했던 클린스만호의 여정은 보다 일찍 마무리됐다.
이에 팬들이 클린스만 감독의 귀국 자리에서 분노를 표했다. 스탠딩 인터뷰가 한창이던 때, 한 팬은 클린스만 감독 앞에 '엿'을 던졌다. 인터뷰가 마무리된 뒤 자리를 떠나는 클린스만 뒤로는 분노에 찬 "Go Home(집에 가라)!", "Fxxking Idiot(바보)" 등의 고함이 오갔다.
더 선을 통해 "비판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어깨가 필요하다"라고 말한 클린스만 감독은 당시 팬들에게 고함을 들은 뒤 굳은 표정과 '왜 나에게 화를 내느냐'라는 듯한 제스처를 보이며 공항을 빠져나갔다.
클린스만 감독은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야기하며 "버스 기사부터 언론 담당자, 공격수까지 모두가 신념으로 하나가 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 역시 본인이 이뤄내지 못한 것이다. 아시안컵 당시 대표팀 내에선 선수들의 불화가 터졌고 클린스만 감독은 이를 방치했다.
한편 그는 "조별리그 이후 토너먼트는 재부팅의 시간"이라며 "새로운 대회와 같다. 잉글랜드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되찾을 수 있다"라며 잉글랜드의 반등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