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NewJeans)가 일본 도쿄돔을 ‘떼창’과 함성으로 물들였다. 한국 대중문화계 전반에 불어닥친 ‘뉴진스 신드롬’이 일본에서 재현될 조짐이다.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는 지난 26~27일 일본 도쿄돔에서 ‘Bunnies Camp 2024 Tokyo Dome’을 성황리에 마쳤다. 일찌감치 전 회차 티켓이 매진돼 시야제한석까지 개방한 이 팬미팅에는 양일간 약 9만 1000명 관객이 모였다. 이들 데뷔 1년 11개월 만이다. 해외 아티스트 최단기 도쿄돔 입성 기록이자, 일본 데뷔 싱글 ‘Supernatural’를 발매한 지는 불과 5일 만이다.
팬미팅 이상의 음악 축제와도 같았다. 20곡이 넘는 풍성한 세트리스트, DJ와 밴드 연주를 통한 다채로운 사운드, 특급 게스트 무대 등 150분간 시청각적 즐거움이 가득했다.
도쿄돔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팬들은 프로듀서 250의 오프닝 디제잉 때부터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빙키봉(응원봉)을 흔들며 뉴진스의 등장을 기다렸다. 이후 멤버 5명이 데뷔곡 ‘Attention’을 부르며 모습을 드러내자 도쿄돔 지붕이 날아갈 듯한 환호성으로 이들을 맞았다. ‘Hype Boy’, ‘Ditto’, ‘OMG’, ‘Super Shy’, ‘ETA’ 등 히트곡 퍼레이드는 이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고, 팬들의 열정적인 호응에 감동받은 뉴진스 일부 멤버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뉴진스는 모든 노래를 라이브로 소화했다. 일본 유명 밴드 ‘킹 누’의 베이시스트 아라이 카즈키 등 정상급 세션들이 참여한 밴드 사운드를 뚫고 나오는 이들의 목소리는 팬들의 심장을 강타했다. 안정적인 보컬의 힘은 강했고, 은은하지만 큰 울림을 주었다.
화려한 게스트도 화제를 모았다. 일본 혼성 듀오 요아소비와 싱어송라이터 리나 사와야마는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자신들의 곡을 새롭게 편곡하기도 했다. 뉴진스와 합동 무대는 신선한 시너지를 내며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팬미팅의 백미는 멤버들의 솔로 무대였다. 이들은 춤, 자작곡, 미발표곡 등 각기 다른 무대로 매력을 뽐냈다. 하니가 부른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는 1980년대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공연이 끝나고도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민지는 바운디의 ‘무희’로 개성있는 음색을, 다니엘은 자작곡 ‘Butterflies’에서 독보적인 감성을 뿜어냈다. 해린은 퍼포먼스 독무대로 매혹적인 바이브를, 혜인은 다케우치 마리야가 부른 ‘Plastic Love’로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버니즈(Bunnies.팬덤명)와 교감도 쉴 새 없이 이뤄졌다. 뉴진스는 ‘OMG’ 무대 때 토롯코(이동차)를 이용해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일일이 눈맞춤을 시도했다. 마지막 곡 ‘ASAP’에서 뉴진스는 버니즈에게 ‘끝이 아닌 곧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고, 이들은 이번 팬미팅에서 서로의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며 더욱 단단해진 우정을 쌓았다.
뉴진스 멤버들은 한국어, 일본어, 영어 3개국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도쿄돔에 선 벅찬 소감을 전했다. 민지는 “이런 큰 무대에 서게 돼 꿈만 같고, 많은 버니즈를 만나게 되어 정말 감동”이라고 말했다. 하니는 “무대를 준비하면서 떨렸다가 설레기도 하고 빨리 보여드리고 싶었다. 오늘 함께한 버니즈와 오래오래 함께 즐기고 싶다”라고 바랐다.
다니엘은 “이번 버니즈 캠프를 위해 많은 노력과 열정이 들어갔는데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랑 주셔서 진짜 꿈 같다. 잠이 안 올 것 같다"라고 감격했다. 해린은 "버니즈 덕분에 무대에서 소중한 추억 함께 만들 수 있다는 게 너무 행운이다”라고 기뻐했다. 혜인은 “정말 오랜만에 버니즈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여러분은 누구보다 반짝거리는 사람”이라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일본 도쿄돔 일대는 온통 ‘뉴진스 세상’이었다. 스포니치, 스포츠호치, 산케이스포츠 등 현지 유력 언론은 뉴진스를 1면으로 내세운 특별판을 제작해 이들의 도쿄돔 입성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도쿄돔에 몰려든 팬들은 티셔츠, 가방을 비롯한 다양한 뉴진스 머치를 걸치고 응원 플래카드를 펼쳐 들었다. 시부야 ‘Supernatural’ 팝업스토어는 오픈 전부터 대기자만 600명이 넘었으며, 요요기 공원을 넘어서까지 줄이 이어졌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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