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설운도가 자신의 히트곡들을 소개했다.
27일 방송된 tvN STORY ‘지금, 이순간’에는 설운도가 레전드로 출연해 자신의 추억이 깃든 장소에서 히트곡에 대해 이야기했다.
설운도는 경기도 양평의 한 전원주택에서 하루를 시작했다. 마당부터 거실, 심지어 주방까지 수석으로 가득했다. 설운도는 “이건 돌이 아니라 내 자식들”이라며 깊은 애정을 보였다. CCTV를 설치해 수석을 살펴보던 설운도는 함부로 만지고 돌 위에 앉기까지 한 윤종신을 보며 버럭하고 말았다.
설운도가 윤종신, 백지영, 김민석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아들 이승현이 브런치를 들고 찾아왔다. 이승현은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 지 1년 정도 되는데 아직 1곡도 주지 않으셨다”며 아버지 설운도와 가수 설운도의 괴리감을 토로했다. 이에 설운도는 “연습이 먼저다. 우린 전투하듯이 살았는데 얘들은 아니다. 그런데 오디션에 나간다고 해서 ‘잘됐다’ 싶었다. 그 이후 많이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설운도가 이동한 추억의 장소는 여의도 KBS 공개홀이었다. 이곳에서 그를 전국구 스타로 만들어준 ‘잃어버린 30년’이 울려퍼졌던 것. ‘신인탄생’ 5주 연속 1위로 스타 탄생을 알렸지만 신곡을 히트시키지 못하며 무명 생활을 전전했던 설운도. 그렇게 1년 후 설운도와 TV를 보던 매니저는 ‘아버님께’를 제대로 활용해보자면서 가사를 바꿔 방송국에 넘겼다. 그렇게 ‘잃어버린 30년’이 탄생했다.
5시간 만에 ‘잃어버린 30년’을 녹음한 뒤 그날 저녁부터 방송에서 노래가 울려퍼졌고, 설운도는 전국구 스타가 됐다. 설운도는 “눈뜨고 나니 스케줄이 막 들어왔다. 스타가 됐다는 느낌은 몰랐다. 총 맞은 것처럼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운도는 ‘잃어버린 30년’ 이후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설상가상 소속사 대표가 구설수에 휘말렸고, 설운도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떠나면서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처음 겪었다. 또한 출연료는 10분의 1로 줄었고, 주변에서는 ‘설운도 한물 갔다’는 조롱도 심심치 않았다.
설운도는 도망치듯 일본으로 떠났고, 4년 후 오세근이 설운도의 ‘원점’으로 ‘전국노래자랑’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역주행으로 금의환향했다. ‘원점’ 이후 설운도는 ‘나침반’, ‘마음이 울적해서’를 역주행시킨 뒤 ‘다함께 차차차’, ‘사랑의 트위스트’ 등의 히트곡을 내며 스타 가수이자 작곡가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임영웅과 인연을 빼놓을 수 없었다. 설운도는 임영웅이 ‘보랏빛 엽서’를 부른 이유는 담백하고 서정적으로 노래를 부르기 때문이었고, 이 곡이 역주행해서 신곡을 주고 싶어 ‘뽕숭아 학당’에서 노래 경연을 했다고 설명했다. 경연에서 영탁이 우승하자 양해를 구하고 임영웅에게 곡을 선물했고, 그 곡이 바로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였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