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캡틴' 킬리안 음바페(26, 레알 마드리드)가 애국심 넘치는 새 마스크를 자랑했다. 하지만 실제 경기장에선 이를 착용할 수 없다.
'디 애슬레틱'은 21일(이하 한국시간) "음바페는 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서 프랑스 국기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것인가?"라며 "그는 마스크를 쓰고 복귀할 예정이다. 하지만 UEFA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설 순 없다"라고 보도했다.
음바페는 지난 18일 오스트리아와 UEFA 유로 2024 조별리그 D조 2차전을 치르던 도중 코뼈가 골절됐다. 그는 후반 40분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 케빈 단소와 공중볼을 놓고 다투다가 강하게 충돌했다. 단소 어깨에 코를 부딪힌 음바페는 하얀 유니폼이 붉게 얼룩질 정도로 피를 흘렸다.
일단 음바페는 응급 처치를 받은 뒤 심판의 지시 없이 그라운드에 재입성했다. 영국 '커트오프사이드'는 "음바페는 심판의 허락 없이 경기장에 다시 들어갔다. 이후 시간을 낭비하기 위해 바닥에 앉은 모습이 목격됐다. 그로 인해 음바페는 경고를 받았다. 오스트리아 팬들로부터 많은 조롱도 받았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음바페는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지 못했다. 그는 코를 부여잡고 주저 앉아있다가 후반 45분 올리비에 지루와 교체되면서 먼저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끌리면서 경고를 받았고, 오스트리아 팬들로부터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주장이자 에이스인 음바페의 큰 부상.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은 1-0 승리에도 활짝 웃지 못했다. 그는 경기 후 "음바페의 코뼈가 부러진 것 같다. 그의 상태는 좋지 않다. 더 이상 자세히 말하긴 어렵지만, 그의 코는 현재 좋지 못하다. 상황이 복잡하다. 이번 경기의 유일한 오점이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음바페는 수술대에 오르지 않고 빠르게 대표팀에 복귀하면서 대회 마감을 피했다. 그리고 남은 유로 일정에서 마스크 투혼을 예고했다.
필립 디알로 FFF 회장은 "대표팀 의료진은 음바페가 수술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라며 "그는 얼굴을 보호하고자 마스크를 착용할 것이다. 다음 경기 출전은 알 수 없다"라고 알렸다.
음바페는 직접 팬들에게 마스크 디자인을 추천받기도 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 "마스크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는가?"라는 글과 함께 땀 흘리며 난처하게 웃는 이모지를 게시했다. 음바페의 장난 섞인 농담에 팬들은 일제히 그를 닮은 것으로 유명한 닌자 거북이 마스크를 추천했다.
프랑스는 즉각 음바페를 위한 특수 마스크 제작을 시작했고, 그 결과물이 공개됐다. 프랑스 대표팀은 21일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 훈련하는 음바페의 사진을 공개했다. 닌자 이모지와 프랑스 삼색기 이모지도 곁들였다.
마스크를 착용한 음바페는 별명인 '닌자 거북이'와 한층 더 닮아 있었다. 다만 마스크는 팬들이 추천해준 닌자 거북이 디자인 대신 프랑스를 뜻하는 청백적에 프랑스축구협회(FFF)의 수탉 엠블럼이 새겨진 모습이었다. 음바페도 개인 소셜 미디어에 마스크 사진을 올리며 자랑했다.
다만 음바페가 삼색기 마스크를 쓰고 경기장을 누비는 모습은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이는 UEFA 규정에 어긋나기 때문. UEFA 규정에 따르면 안면 보호 마스크를 포함한 의료 장비는 단색이어야 하며 팀이나 제조업체를 식별할 수 없는 디자인이어야 한다.
음바페의 마스크는 프랑스 국기를 형상화한 모양이기 때문에 규정 위반인 것. 디 애슬레틱은 "모든 장비는 사전에 UEFA 승인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음바페는 해당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설 수 없다. FFF는 UEFA에 요청해 그가 착용하기로 선택한 마스크를 허가받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프랑스 대표팀이 이를 모르고 있을 리 없을 터. FFF 역시 규정을 잘 알고 있지만, 음바페를 위해 마스크 여러 개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디 애슬레틱은 "FFF는 UEFA 규정에 맞는 단일 색상 마스크도 여러 개 준비했다고 확인했다. 그들은 마스크를 만들기 전에 따라야 할 규칙을 알고 있었다. 또한 다양한 사이즈를 준비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음바페가 언제 복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프랑스는 당장 22일 오전 4시 네덜란드와 조별리그 D조 2차전을 치른다. 양 팀 다 1승을 거둔 만큼 이번 경기가 사실상 1위 결정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프랑스 대표팀 팀 닥터였던 파브리스 브리앙은 음바페가 10일 이상 결장할 것이라며 조별리그 아웃을 예상했다.
일단 데샹 감독은 음바페의 출격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네덜란드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일 그가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모든 게 잘 진행되고 있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가 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음바페 역시 소셜 미디어에 "위험이 없으면 승리가 없다"라는 글을 올리며 기대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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