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 토트넘)은 역시 대인배다. 이강인(23, PSG)에 이어 로드리고 벤탄쿠르(27, 토트넘)까지 용서했다.
손흥민은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인종차별 실수를 범한 벤탄쿠르를 용서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손흥민은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고 사과를 받아줬다. 벤탄쿠르가 (인종차별) 의도적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여전히 형제고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손흥민은 “우리는 이미 과거로 돌렸고 하나가 됐다. 프리시즌에 다시 뭉쳐서 우리 클럽을 위해 하나로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벤탄쿠르의 한마디 실수가 화근이었다. 최근 우루과이 TV에 출연한 벤탄쿠르는 사회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받을 수 있는지 요청을 받았다. 그런데 그는 기괴한 멘트로 받아쳤다. 사회자에게 “손흥민 사촌에게서 셔츠를 받아도 된다. 그들은 다 똑같이 생기지 않았나”라고 웃었다.
사회자도 "맞아"라고 맞장구 쳤다. 남미에 팽배하게 퍼진 동양인 차별 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해당 영상을 접한 팬들은 인종차별적 발언이라며 벤탄쿠르에 매우 실망했단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바로 고개를 숙었다. 그는 “나의 형제 쏘니! 일어났던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 나는 형을 정말 사랑하고, 절대 형이나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상처 주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아줬으면 해! 사랑해 형”이라는 글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벤탄쿠르는 손흥민을 SONY라고 표기하는 등 성의없는 사과문으로 일축했다. 사과문 역시 24시간 안에 사라지는 형식이었다. 진정한 사과라고 보기 어려웠다.
벤탄쿠르의 사과보다 더 문제는 토트넘 구단의 대응이다. 영국에서 인종차별은 엄청나게 민감한 이슈다. 그럼에도 토트넘 구단은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사과했으니 사건은 끝났다는 입장이다. 벤탄쿠르에 대한 징계도 없을 방침이다. 토트넘은 오는 7월 한국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2월 아시안컵에서 이강인과 ‘탁구사건’을 겪었다. 이후 이강인이 사과를 위해 런던으로 날아갔고 손흥민이 사과를 받아들였다. 손흥민은 “우리 강인이 한 번 용서해주세요”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번에도 대인배 손흥민이 동료를 감쌌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