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찬스 미스 3번, 골 취소 2번. 로멜루 루카쿠(31, AS 로마)가 또 한 번 역적이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 벨기에는 1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슬로바키아(랭킹 48위)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벨기에는 첫 경기부터 무너지면서 이번 대회 1호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이젠 남은 두 경기에서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둬야만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현재 E조 1위는 우크라이나를 3-0으로 격파한 루마니아, 2위는 벨기에를 잡은 슬로바키아다.
이날 루카쿠는 벨기에 최전방을 책임졌다. 벨기에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루카쿠, 레안드로 트로사르-케빈 더 브라위너-제레미 도쿠, 아마두 오나나-오렐 망갈라, 야닉 카라스코-제노 데바스트-바우트 파스-티모시 카스타뉴, 쿤 카스테일스가 선발로 나섰다.
슬로바키아는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루카스 하라스린-로버트 보제닉-이반 슈란츠, 온드레이 두다-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유라이 쿠츠카, 다비드 한츠코-밀란 슈크리니아르-데니스 비브로-페테르 페카리크, 마르틴 두브라브카가 먼저 출격했다.
루카쿠는 초반부터 좋은 기회를 잡았다. 전반 3분 도쿠가 우측을 홀로 돌파한 뒤 박스 안으로 패스했고, 더 브라위너가 건드린 공이 골문 앞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루카쿠의 슈팅은 가운데로 향하며 골키퍼에게 막히고 말았다.
루카쿠가 또 기회를 놓쳤다. 그는 전반 5분 수비 뒤로 빠져나가면서 일대일 기회를 잡을 뻔했다. 하지만 골키퍼가 뛰쳐나온 탓에 당황했는지 부정확한 터치로 슈팅조차 하지 못했다. 이어진 트로사르의 크로스도 골키퍼에게 잡혔다.
결국 벨기에는 그 대가를 치렀다. 전반 7분 쿠츠카의 박스 안 슈팅을 카스테일스가 멀리 쳐내지 못했다. 골문 앞에 떨어진 공을 슈란츠가 침착하게 밀어넣으며 슬로바키아에 선제골을 안겼다.
루카쿠는 이후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는 전반 42분에도 더 브라위너의 절묘한 패스를 받아 일대일 기회를 맞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부정확한 터치로 기회를 무산시켰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루카쿠는 후반에 두 차례나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11분 오나나가 머리로 떨군 공을 몸을 날려 밀어넣었고, 후반 41분엔 로이스 오펜다가 올려준 땅볼 크로스를 왼발로 정확히 마무리했다. 하지만 각각 오프사이드와 오펜다의 핸드볼 반칙이 선언되면서 둘 다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루카쿠는 풀타임을 뛰면서 추가시간 포함 약 99분을 소화했지만, 끝내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승자는 그대로 슬로바키아가 됐다. 루카쿠는 현실을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주장 더 브라위너도 고개를 떨궜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루카쿠에게 평점 6점, 팀 내 최저점을 부여했다. 그는 90분 동안 슈팅 3회, 빅 찬스 미스 3회, 오프사이드 2회 등을 기록했다. 기대 득점(xG)은 0.82골이나 됐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침묵했다.
'풋몹'은 "루카쿠는 비디오 판독(VAR) 후 두 골을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면서 세계 3위 벨기에는 충격적인 패배를 겪었다"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루카쿠는 유로 2020에서도 스페인과 8강전에서 많은 기회를 놓쳤다. 환상적인 기회를 몇 번이나 놓친 죄가 있다. 이번에는 두 골이나 취소되는 불운을 겪었다"라고 과거 사례도 언급했다.
영국 'BBC' 전문가 크리스 서튼도 루카쿠의 결정력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사실 전반전 루카쿠는 엉망이었다. 그가 보통 쉽게 해치웠을 세 번의 빅 찬스가 있었다"라며 "루카쿠는 이미 골든 부트(대회 득점왕)를 차지할 수도 있었다. 슬로바키아는 그리 많은 기회를 만들진 않았다. 하지만 벨기에가 기회를 낭비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도메니코 테데스코 벨기에 감독은 여전히 루카쿠에게 믿음을 보냈다. 그는 패배 후 "루카쿠는 벨기에에서 오랫동안 뛰었고, 골 넣는 방법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는 그 모습을 몇 번이고 보여줬다. 오늘 밤 루카쿠는 득점을 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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