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중국 관중들의 욕설과 야유를 실력으로 잠재웠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6차전에서 중국을 1-0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황선홍 감독, 김도훈 감독 등 세 명의 감독으로 2차 예선을 치루면서 승점 16(5승 1무)라는 성적으로 조 1위를 확정했다. 또한 3차 예선에서 아시아 랭킹 3위로 일본, 이란에 이어서 톱시드 자리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대표팀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3월 A매치는 황선홍 감독 체제로 1승 1무(3차전 홈 1-1 무, 4차전 3-0 승리), 김도훈 감독 체제에서 2승(5차전 원정 7-0 승, 6차전 홈 1-0 승)을 거뒀다. 다행히도 2명의 임시 감독이 임무를 잘 수행하며 더 큰 혼란을 막았다.
그러나 이제 3차 예선을 앞두고 정식 감독을 제대로 선임해야 된다는 최우선 과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임시 감독은 내가 마지막이었으면 한다"라는 김도훈 감독의 말대로 새로운 수장을 찾을 때가 됐다.
반면 중국은 승점 8(2승 2무 2패)로 진행 중인 태국-싱가포르전 결과에 따라서 3차 예선 진출이 결정나게 됐다. 중국으로선 2위 경쟁자인 태국 원정서 3-1 승리를 거뒀으나 싱가포르 원정서 2-2 무승부를 거두면서 발목을 잡힌 것이 불안 요소가 됐다.
초반부터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지배했다. 중국은 두 줄 수비를 바탕으로 실점하지 않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코너킥에서조차 치열한 신경전을 펼칠 정도로 몸싸움 역시 서슴치 않았다. 한국은 황희찬과 손흥민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뒷공간을 노려봤으나 여의치 않았다.
3000명의 중국 팬들도 한국 선수들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이들은 경기 전부터 신경전을 펼치며 한국을 조금이라도 방해하려 애썼다.
특히 손흥민이 집중 포화 대상이었다. 중국 관중들은 한국의 주장이자 에이스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와 욕설을 아끼지 않았다. 심지어 경기 전 전광판을 통해 손흥민이 소개될 때는 몇몇 팬들이 가운뎃손가락을 들어올리며 손가락 욕설을 하기도 했다.
물론 손흥민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 팬들이 있는 관중석 앞에서 손가락 3개를 펼치고 오른손으로 0을 만들어 보이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바로 지난 11월 중국 원정서 3-0 완승을 거둔 것을 통해 중국 팬들에게 반격한 것. 당시 손흥민이 멀티골을 터트리며 중국을 무너뜨렸다. 손흥민의 반격을 본 팬들은 더욱 거세게 야유를 보냈다.
중국 선수들도 거친 반칙으로 손흥민을 집중 견제하며 한국의 득점을 막으려 애썼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중국을 무너뜨린 골은 손흥민 발끝에서 시작됐다.
후반 16분 손흥민이 박스 왼쪽에서 공을 받은 뒤 골문 앞으로 낮고 빠른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수비에 맞고 흘러나온 공을 이강인이 뛰어들며 정확히 마무리해 선제골을 터트렸다. A매치 10호 골을 기록한 이강인은 그대로 손흥민에게 달려가 폴짝 뛰어 안겼다. 요란하던 중국 관중들은 일제히 침묵에 빠졌다.
손흥민은 이후로도 혼자서 중국의 측면을 무너뜨리며 종횡무진했다. 중국 선수들은 거친 반칙으로 막아내며 실점 위기와 경고를 맞바꿀 수밖에 없었다. 결국 경기는 이변 없이 한국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번에도 웃는 쪽은 손흥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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