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김연경(36)이 팬들과 동료들의 축하 속에 국가대표 은퇴식을 치렀다.
김연경은 지난 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YK INVITATIONAL 2024’에서 국가대표 은퇴경기와 은퇴식을 가졌다.
2005년 만 17세의 나이에 그랜드챔피언스컵 국가대표에 선발되면서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로 출전한 김연경은 이후 수 많은 국제대회에서 한국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다. 그렇지만 2021년 개최된 도쿄 올림픽을 4위로 마감한 뒤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며 17년 동안 지켜온 국가대표의 영광과 책임을 내려놓았다.
김연경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을 당시에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 이 때문에 김연경은 공식적으로 국가대표 은퇴식을 치를 기회를 얻지 못했다. 국가대표 은퇴를 한지 3년이 지났지만 다시 팬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되자 김연경은 공식적으로 은퇴식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날 은퇴식에는 김연경 뿐만 아니라 그동안 국가대표를 빛냈던 레전드 선수들이 함께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먼저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 경기가 열렸다. 팀 대한민국은 김연경을 비롯해 하혜진, 박은서(이상 페퍼저축은행), 유서연(GS칼텍스), 도수빈, 김수지(이상 흥국생명), 이윤정, 임명옥, 김세빈(이상 한국도로공사), 황연주(현대건설), 김하경(IBK기업은행), 한송이(은퇴)가 나섰고. 팀 코리아에는 김주향, 권민지(이상 GS칼텍스), 김희진, 육서영(이상 IBK기업은행), 배유나, 고의정(이상 한국도로공사), 양효진(현대건설), 이고은, 박혜진, 임혜림(이상 흥국생명), 채선아(페퍼저축은행), 김해란(은퇴)이 출전했다.
은퇴경기는 3세트에서 먼저 70득점을 얻는 팀이 승리하는 누적점수제 방식으로 진행됐다. 10점마다 테크니컬 타임이 주어지고 1세트는 25점, 2세트는 50점, 3세트는 70득점까지 진행됐다. 김연경은 13득점을 기록하며 팀 대한민국의 70-60 승리를 이끌었다.
국가대표 은퇴경기가 끝난 뒤에는 은퇴식이 개최됐다. 은퇴식에는 김연경과 함께 김수지, 양효진, 황연주, 김해란, 한송이, 김사니, 이숙자, 이효희, 임정은, 한유미 등 10명의 선수들이 그동안 하지 못했던 국가대표 은퇴식을 치르며 화려하게 마지막을 마무리 했다. 오한남 대한배구협회장은 그동안 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선수들에게 꽃다발과 국가대표 유니폼이 들어있는 기념액자를 전달했고 김연경은 대한배구협회와 안산시로부터 공로패와 감사패를 받았다.
김연경을 축하하기 위해 많은 후배들과 유명인사들도 나섰다. 김연경과 함께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한 김희진은 "국가대표를 하면서 런던 올림픽 막내로 시작해 도쿄 올림픽 주전까지 함께했다. (김)연경언니와 함께 해서 너무 운이 좋은 선수였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 그리고 항상 이렇게 배구를 사랑해주시는 팬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김연경의 경기를 꼭 한 번 보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날 은퇴경기를 찾은 유재석은 "좀 더 일찍 왔어야 했는데 이제야 왔다. 김연경 선수가 많은 분들 앞에서 은퇴를 한다니까 기쁘다. 배구장에서 응원을 함께 하면서 이것이야 말로 축제라고 생각했다. 정말 뛰쳐 나가고 싶었다"라며 웃었다.
나영석 PD는 "김연경 선수 은퇴경기에 와서 축하를 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나는 은퇴에 반대하지만 언제까지나 뛸 수는 없으니까 오늘이 마지막인 것 같다. 너무 아쉽지만 사랑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박수를 쳐드리고 싶다. 정말 수고 많았다. 감사하다"라고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를 축하했다. 이어서 이광수는 "지금까지 너무 멋있었다. 앞으로도 너무 멋있을 것이다. 너무 즐거웠고 앞으로도 한국배구 많이 응원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송은이는 "오늘 이렇게 초대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대한민국 여자배구는 김연경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오늘 많은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언제부터 배구를 이렇게 좋아했나 생각하니까 김연경 선수 이후라고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응원하겠다"라며 김연경을 응원했다.
김연경은 은퇴식에서 "이렇게 많은 분들과 함께 국가대표 은퇴식을 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드린다.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다. 여자배구가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여기 계신 선배님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울컥하는게 올라오는 것 같다. 태극기를 달고 정말 오랫동안 뛰었고 항상 태극마크를 꿈꾸면서 했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생각들이 떠오른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팬들과 지금까지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