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
주민규는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FA 오픈 트레이닝에 앞서 가진 인터뷰서 “데뷔골을 넣으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인터뷰도 할 수 있게 됐고 팬들과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정말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동안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것은 모두 제 잘 못이다. 포기하고 싶던 순간도 있었지만 가족들의 힘으로 잘 이겨냈다. 가족들의 힘으로 포기할 수 없었고 좋은 결과를 맞이했다"고 전했다.
주민규는 지난 6일 열린 싱가포르와 경기서 A매치 데뷔골을 터트렸다. 그는 이강인의 대포알 골로 1-0으로 앞서고 있던 전반 20분 한국에 두 번째 득점을 선물했다.
김진수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주민규가 높이 뛰어올라 헤더로 마무리했다. 오래 기다렸던 주민규의 A매치 데뷔골이다. 그는 자신의 3번째 A매치에서 1골-1도움을 올리며 제대로 날개를 펼쳤다.
주민규는 K리그 소문난 골잡이다. 2021, 2023시즌 두 차례 K리그 득점왕 영광을 안으며 ‘토종 공격수’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대표팀하곤 연이 잘 닿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위르겐 클린스만 모두 주민규를 외면했다. 그는 지난 3월이 돼서야 황선홍 감독 임시 체제에서 처음으로 A대표팀 부름을 받았다. 그는 태국과의 홈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르며 33세 343일 나이로 ‘최고령 A대표팀 데뷔전’ 기록을 작성했다.
이날 골로 주민규는 A매치 최고령 데뷔골 2위를 기록했다.
A매치 최고령 데뷔골 1위 기록은 39세 264일 나이로 골을 넣었던 김용식이다. 그는 1950년 4월 15일 홍콩에서 열린 홍콩과의 친선경기에서 데뷔골을 넣었다.
그 다음으로 주민규는 34세 54일의 나이로 A매치 데뷔골을 넣어 해당 기록 2위에 올랐다.
주민규는 "팬들께서 늦게 피는 꽃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해주신다. 오히려 나이가 많아 더 많은 기록을 세울 수 있게 됐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편안해 졌다. 첫 번째 소집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 선수들과 소통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2년 후 2026년 열릴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출전에 대한 이야기에 주민규는 냉정하게 이야기 했다.
그는 "주위에서 올리비에 지루(프랑스)와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신다. 물론 일부 동료들은 지루와 저는 다르다는 이야기도 한다"며 농담을 건넨 뒤 "골을 넣고 부담이 사라졌다. 그래서 더욱 느끼는 것은 바로 지금 주어진 역할을 열심히 하는 것이다. 다른 것 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지금 앞의 일이다. 최선을 다해야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험이 많은 주민규는 유쾌한 이야기도 내놓았다. 그는 "처음 대표팀에 소집될 때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복패션 등도 관심이 있었다. 그런데 당시 시기가 엄중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집사람이 고가의 옷도 선물해 줬는데 아쉽기도 했다"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