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더 많은 골을 선물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국제축구연맹(FIFA) 23위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오후 9시 싱가포르 칼랑에 위치한 싱가포르 더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싱가포르(155위)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5차전에서 7-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4승 1무(승점 13)로 조 1위 자리를 굳게 지키며 3차 예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한국은 한층 더 가벼운 마음으로 오는 11일 홈에서 열리는 중국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완벽한 대승이었다. 한국은 전반 9분 이강인의 대포알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고, 주민규의 추가골로 전반을 2-0으로 마쳤다. 그리고 후반에만 손흥민의 멀티골과 배준호의 A매치 데뷔골을 포함해 5골을 몰아치며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배준호와 박승욱, 오세훈은 A매치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손흥민은 후반에만 두 골을 넣었다. 싱가포르 수비의 거친 반칙에 시달리던 그는 후반 7분 단독 돌파 후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가르며 3-0을 만들었다. A매치 47호 골이자 3경기 연속골이었다.
손흥민은 머지않아 멀티골까지 뽑아냈다. 그는 후반 11분 다시 한번 왼쪽에서 공을 잡은 뒤 중앙으로 꺾어 들어왔다. 그리고 이번에도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첫 골이 오버랩되는 득점이었다. 이후로도 싱가포르 수비를 괴롭히던 손흥민은 후반 42분 오세훈과 교체되면서 임무를 마쳤다.
경기 후 손흥민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희생정신, 대표팀에 빠르게 녹아드려고 한 모습이 결과로 나온 것 같다. 뿌듯하다. 며칠 안 됐지만, 좋은 경기력과 대승으로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린 것 같다. 이렇게 대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해 긍정적이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은 이날 A매치 47호 골, 48호 골을 터트리며 A매치 최다 득점 2위인 황선홍 감독(50골)을 두 골 차로 추격하게 됐다. 그는 "너무나 감사하다. 이런 기회가 내게 주어졌다는 게 너무 영광이다. 지금까지 같이 뛰었던 선수들, 벤치에서 도와준 선수들, 여러 감독님들 모두 감사드린다"라며 "아직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어느 때보다 몸 상태가 좋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약속했다.
여전히 임시 감독 체제에서 A매치를 치르고 있는 대표팀이다. 손흥민은 "이런 분위기가 참 쉽지 않다. 감독님께서도 축구 팬분들 입장에서도 어려울 것이다. 선수들이 감수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에 잘 맞는 감독님을 찾는 게 중요하다"라며 "황선홍 감독님과 김도훈 감독님 모두 한국 축구의 전설이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에게 맞는 옷을 입혀주려 하셨다. 선수들도 잘 따라가려 노력했다. 그 덕분에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손흥민은 팬들을 향해 "진심으로 너무 감사드린다. 어떻게 보면 시즌이 끝나고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없었다.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 덕분에 힘든 시간을 이겨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대한민국 국민분들, 축구 팬분들 실망시켜드리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러겠다. 아직 한 경기 남았지만, 정말 고생 많으셨다. 진심으로 사랑한다"라고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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