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이 취재진에 노출돼 인권 침해를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이 “전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3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피의자를 포함해 강남경찰서에 출입하는 대부분의 사건 관계자는 정문으로 들어가서 정문으로 나간다”며 김호중 측의 인권침해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호중이 경찰서에 출두할 때 강남경찰서가 잘못 판단한 것 같다면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할 때는 서울청에서 바로잡아 다른 피의자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퇴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김호중 변호인 조남관 변호사는 경찰 공보규칙 제15조 ‘귀가 관련 정보를 공개해서는 안된다’는 조항을 근거로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팀이 언급한 ‘상급청 지시 여부’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 제소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앞서 김호중은 지난 2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세 번째 조사를 받았다. 당시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많은 취재진이 경찰서 앞에 몰렸고, 김호중은 이를 피해 지하실로 몰래 출석해 비판을 받았다. 이후 김호중은 3시간 만인 오후 5시쯤 조사를 마쳤지만, 약 5시간 30분 가까이 시간을 끌다가 오후 10시 35분께 경찰서 밖으로 나섰다.
정문을 통해 취재진들과 마주한 김호중은 “죄인에게 무슨 말이 필요하겠냐. 조사 잘 받았고 남은 조사가 있으면 성실히 받겠다”고 말한 뒤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김호중은 경찰에게 출석때와 같이 지하주차장을 통해 귀가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한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대치하던 중 김호중은 변호인에게 “비공개 귀가는 내 마지막 스위치”, “마지막 자존심”이라며 “경찰이 이렇게까지 해서 나를 먹잇감으로 던져놔도 되느냐”고 억울함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남관 변호사는 김호중의 공개 귀가를 두고 경찰을 비판하기도 했다. 고(故) 이선균 사건까지 언급하며 “사소한 (공보)규칙이라도 어기면 아픈 선례가 반복되고 결국 야만의 시대로 회귀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인권위 측은 “특정 케이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기 전에 인권침해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조지호 청장은 김호중에 대한 위드마크 공식(음주운전 당시 혈중알코올 농도를 역으로 계산하는 방법) 적용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경찰은 앞서 김호중에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해 송치하면서 그의 혈중알코올 농도를 면허정지 수준(0.03% 이상 0.08% 미만)으로 결론 내렸다.
그는 “위드마크 공식에 여러 변숫값을 적용해 김호중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계산한 값 중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에 해당하는 값도 하나 있었다”며 “경찰에서 계산한 값이 있고 의뢰해서 받은 값도 있다. 면허 취소 수치를 적용하면 유죄 판결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 하에 가장 보수적인 값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조지호 청장은 김호중의 음주운전 사고 당일 함께 있던 가수 길의 방조 의혹에 관해서는 “‘괜찮다, 네가 운전해라’ 정도의 행위는 없다고 봤다. 단순히 동석하면서 음주한 정황은 있지만, 음주운전 방조는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한편 김호중은 음주 뺑소니 혐의로 KBS에서 ‘한시적 출연 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KBS는 그가 출연했던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신상출시 편스토랑’ 등이 모두 삭제됐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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