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5연패' 김기동 감독 "무슨 말을 해도 핑계...그래도 꿋꿋이 밀고 나가겠다"[서울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6.03 00: 41

"정말 죄송하다. 이 자리에서 무슨 말을 하든 핑계밖에 안 된다."
FC서울은 2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6라운드에서 광주FC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서울은 또 안방에서 고개를 떨구며 4경기째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어느덧 홈 5연패다. 순위표에서도 광주에 역전을 허용하며 4승 5무 8패, 승점 17로 9위까지 처졌다.

25일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FC 서울과 광주 FC의경기가 열렸다.  경기 시작에 앞서 서울 김기동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2024.06.02 / ksl0919@osen.co.kr

반면 광주는 서울 상대 3연승을 질주하며 4경기 만에 승전고를 울렸다. 순위는 6승 1무 9패, 승점 19로 7위까지 뛰어올랐다. 
서울은 전반 23분 이건희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두 차례 굴절된 공이 상대에게 흐르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임상협의 슈팅이 골대를 때리고 권완규의 득점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되기도 했다.
서울은 전반 추가시간 권완규의 헤더 득점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후반 32분 베카에게 결승골을 내줬고, 이를 만회하지 못하며 그대로 무릎 꿇었다.
이정효 감독이 웃었다. 광주FC가 FC서울을 홈 5연패에 빠뜨리며 승점 3점을 거머쥐었다.광주FC는 2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6라운드에서 FC서울을 2-1로 꺾었다.경기 종료 후 FC 서울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4.06.02 / ksl0919@osen.co.kr
경기 후 김기동 감독은 "팀 순위도 그렇고 홈 5연패는 문제가 있다. 팬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내가 이 자리에서 무슨 말을 하든 핑계밖에 안 된다. 휴식기에 선수들과 잘해서 이겨내는 방법밖에 없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뚝심을 잃진 않았다. 김기동 감독은 "오늘도 준비한 대로 잘 풀렸다고 생각한다. 전반에 잘 풀어나갔고, 찬스도 만들었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위치를 잘 못 잡으면서 실점했다"라며 "내가 추구하는 바를 계속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려워도 순간순간 변화를 주고 임의적으로 바꾸다 보면 더 안 좋은 상황이 나올 수 있다. 꿋꿋하게 우리가 하는 대로 밀고 나가보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물론 결과 역시 따라와야만 한다. 김기동 감독은 "성적이 안 나오지만, 시즌 초반보다는 확실히 좋아졌다. 다만 오늘 후반전에 체력이 조금 떨어지면서 공간을 내줬다. 그런 부분을 개선하면 더 좋은 모습이 나올 것"이라며 "초반보다는 좋아졌지만, 결과를 못 가져오다 보니 표가 나지 않는다. 지금 상황에서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결과까지 가져올 수 있도록 더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2일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FC 서울과 광주 FC의경기가 열렸다.  전반 서울 린가드가 득점에 실패한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4.06.02 / ksl0919@osen.co.kr
김기동 감독은 경기 전에도 어려운 순간을 모면하기 보다는 힘들어도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쓰라린 이번 패배가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을까.
김기동 감독은 "나부터도 그렇고 선수들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선수들이 아직은 나를 믿는 것 같다. 감독이 하자는 대로 따라오려고 한다. 그렇게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흐트러지지 않고 나아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린가드가 4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지만, 침묵을 깨진 못했다. 답답함을 느꼈는지 깊숙하게 내려와 공을 받아주기도 하다 보니 골대에서 멀어지는 모습이었다. 김기동 감독은 "볼터치를 하려고 내려온다. 그래서 전반에도 조금 더 앞선으로 올라가라고 많이 요구했다. 위치적인 부분은 하루아침에 찾기는 쉽지 않다. 경기를 통해 꾸준히 영상을 보여주고 더 좋은 위치를 잡아주는 게 내 역할"이라며 위치 조정을 예고했다.
휴식기 동안 중점적으로 다듬을 부분은 무엇일까. 김기동 감독은 "패스 선택인 것 같다. 공을 잡았을 때 전방으로 가느냐 혹은 뒤로 가느냐, 옆으로 가느냐에 따라 경기 스피드가 달라진다. 상대가 포지션을 잡기 전에 더 치고 들어갈 수 있는 축구를 가져갔으면 싶다. 그런 부분에 대해 더 노력하려 한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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