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무승 탈출' 포효한 이정효 감독 "이제 12시간 자고 싶다...더 가다듬어서 돌아올 것"[서울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6.02 21: 34

"이제 12시간 정도 자고 싶어요."
광주FC는 2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6라운드에서 FC서울을 2-1로 꺾었다.
이로써 광주는 서울 상대 3연승을 질주하며 4경기 만에 승전고를 울렸다. 순위는 6승 1무 9패, 승점 19로 7위까지 뛰어올랐다.

25일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FC 서울과 광주 FC의경기가 열렸다.  경기 시작에 앞서 광주 이정효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2024.06.02 / ksl0919@osen.co.kr

반면 서울은 또 안방에서 고개를 떨구며 4경기째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순위표에서도 광주에 역전을 허용하며 4승 5무 8패, 승점 17로 9위까지 처졌다.
광주는 전반 23분 다소 행운이 따른 이건희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다만 전반 추가시간 권완규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전반을 마쳤다. 양 팀은 이후로도 서로를 강하게 압박하며 치열하게 맞붙었다.
이정효 감독의 용병술이 팽팽하던 승부를 갈랐다. 이정효 감독은 후반 15분 김한길과 이건희를 불러들이고 베카, 가브리엘을 넣으며 득점을 노렸다. 그리고 후반 32분 가브리엘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베카가 마무리하며 시즌 첫 골을 터트렸다. 광주는 남은 시간을 잘 버텨내며 적지에서 승점 3점을 챙기는 데 성공했다.
2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FC 서울과 광주 FC의경기가 열렸다.  후반 광주 베카가 골을 넣은 뒤 가브리엘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06.02 / ksl0919@osen.co.kr
경기 후 이정효 감독은 "선수들도 그렇고, 구단도 그렇고 팬분들도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승리로 감독 면을 세워준 것 같아 고맙다. 먼 길 와서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교체 투입한 베카와 가브리엘이 차이를 만들었다. 이정효 감독은 "베카와 꾸준히 전술 미팅과 훈련을 열심히 했다. 한국에 적응한 것 같아서 내보냈다. 가브리엘은 교체로 들어갈 때 언제나 기대되는 선수다. 후반에 승부를 보려고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세트피스로 실점한 광주다. 이정효 감독은 "세트피스를 전담하는 이정규 수석코치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골도 안 나오고, 오늘 또 실점했다"라며 "다행히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면서 승리했다. 그래서 쉴 때 스트레스는 덜 받을 것 같다. 선수들과 미팅하고 개선하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센터백으로 변신한 허율이 이날도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정효 감독도 허율 이야기가 나오자 "오늘 미숙한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잘했다. 허율과 변준수 덕분에 상대 롱볼과 세컨볼에 대한 위험이 많이 줄었다. 미드필드에 많은 도움이 된다. 기대가 크다. 나만 잘 지도한다면 더 좋아질 것 같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5일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FC 서울과 광주 FC의경기가 열렸다.  전반 광주 이정효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2024.06.02 / ksl0919@osen.co.kr
이제 A매치 휴식기가 시작된다. 이정효 감독은 "최근에 잠을 너무 못 잤다. 오늘도 새벽까지 경기를 보느라 잠을 못 잤다. 오늘은 푹 잠을 자고 싶다. 12시간 정도 자고 싶다"라며 "후반에 경기력이 좋아졌던 부분이 있다. 전술을 다르게 가져간 게 주효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선수들과 새로운 걸 시도하려 준비 중이다. 더 잘 가다듬어서 2주 뒤에 더 좋아질 수 있도록 해보겠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축구는 언제나 똑같다. 주도적으로 공격적으로 많은 찬스를 만들려 노력한다. 그런 부분이 경기장에서 조금씩 나오고 있다. 오늘도 선수들이 하려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힘들겠지만, 앞으로도 더 공간을 활용하는 공격이 잘 이뤄질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광주는 이날도 무실점에 실패했다. 이정효 감독은 "나보다 골키퍼 김경민이 제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 모든 선수들이 김경민을 위해 '오늘은 실점하지 말자'라고 다짐하고 들어간다. 김경민은 실점하고 난 뒤에도 항상 본인 잘못이라며 선수들을 더 다독인다. 앞으로 경기를 치르면서 클린시트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한 경기만 나오면 계속 나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정효 감독은 종료 휘슬이 불리자 원정석 앞으로 다가가 크게 포효했다. 광주 팬들도 이정효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정효 감독은 "광주에 있으면 카페에 가서 축구를 보고 분석한다. 팬분들이 많이 알아봐 주신다. 그냥 지나치시지 않고 꼭 커피나 빵을 놓고 가신다. 요즘 많이 안쓰러웠는지 힘내라고, 기죽지 말라고 격려해 주신다. 그런 부분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정효 감독은 부상자들 몸 상태에 대해 "두현석과 안영규는 A매치 휴식기가 끝나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민기는 무릎 수술 후 재활 중이다. 이희균은 7월이 돼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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