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월화드라마 ‘크래시’가 중반부에 돌입하면서, 지금까지 빌드업한 미스터리의 판을 완전히 뒤엎었다. 10년 전 교통사고 목격자를 처단한 의문의 인물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ENA 월화드라마 ‘크래시’(연출 박준우, 극본 오수진, 기획 KT스튜디오지니, 제작 에이스토리) 지난 방송에서 10년 전 교통사고를 둘러싼 검은 그림자가 걷히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는 곧 후폭풍이 두려운 진실이 돼버렸다. 고등학생 목격자 3인 중 양재영(허지원)이 탄 차량과 위험천만한 ‘카레이싱’ 질주를 벌이더니, 급기야 그의 차량을 폭파한 정체불명의 인물이 나타난 것이다. 양재영은 그가 누구인지 알아본 듯 “살려달라. 잘못했다”고 애원했지만, 그는 자비없이 라이터를 던졌다. 이에 지난 방송이 끝나고, 시청자들의 추리 레이더가 가열차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력 용의 선상에 세 명의 인물이 올랐다.
#1. 유일하게 편지를 받지 않은 허성태
차연호는 교통범죄수사팀(이하 TCI)에 합류한 뒤, ‘새벽 시간 운전자, 길가에 신혼부부 충격해 사망, 전방주시 태만이 원인’이란 제목의 기사가 담긴 의문의 편지를 받았다. 그리고 목격자였던 표정욱(강기둥)과 양재영, 표정욱의 아버지 표명학(허정도)과 당시 사망한 피해자 이수현의 아버지 이정섭(하성광)도 동일한 편지를 받았다. 현 서울청 수사차장인 표명학은 10년 전 차연호를 단독 심문했던 형사였다.
그런데 관련자 중 유일하게 편지를 받지 않은 인물이 있다. 바로 당시 사건 수사 담당 경찰이었던 현 TCI 팀장 정채만(허성태)이다. 더군다나 그는 이정섭을 ‘형님’이라 부르는 후배이며, 지난 방송에서는 뺑소니 사고로 아내를 잃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경찰서 내에서 주목하지 않는 교통범죄에 대한 그의 진지한 태도의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던 대목. 보험사기 조사관이었던 차연호가 TCI와 얽힐 때부터 그를 의미심장하게 관찰했다는 사실 역시 정채만이 의혹을 사고 있는 부분이다.
#. 또 다른 목격자 한상조
의문의 편지가 표명학에게도 전달되자, 아들 표정욱과 그의 친구 양재영은 또 다른 목격자였던 한경수(한상조)를 찾아갔다. 두 사람은 한경수가 그 편지를 보냈다고 강력하게 의심했다. 그리고 여유로운 자신들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듯 보이는 그에게 “돈 필요하냐. 우리 입 조심하면서 살자, 다 끝난 일이다”라고 협박하며 폭행까지 가했다. 그런 두 친구에게 “그 여자, 니들 때문에 죽었다”라는 말을 꺼냈던 한경수는 홀로 남아 동일한 의문의 편지를 꺼냈다.
이에 친구들의 의심대로 그가 편지를 보내고, 양재영에게 보복까지 한 것 아니냐는 타당한 추리가 이어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뭔가 ‘쎄한’ 느낌이 있다. 한경수는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 같다”라며 10년 전 마지막 목격자에게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 피해자의 아버지 하성광 or 제3의 인물
세 번째 용의자는 바로 이정섭이다. 의문의 편지부터 양재영에 대한 보복까지, 한경수의 말대로 표정욱과 양재영 때문에 ‘그 여자가 죽었다’면, 가장 강력한 동기를 가진 사람이 바로 딸을 잃은 아버지 이정섭이기 때문. 무엇보다 그는 정채만에게 “차연호 역시 피해자”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또한, 양재영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정체불명의 인물을 보며 10년 전 그날을 떠올리는 듯했고, “잘못했어요”란 말을 반복했다. 10년 전 교통사고에 또 다른 진실이 있고, 이정섭이 복수를 위해 의문의 편지를 보냈으며, 의심을 피하기 위해 자신도 받은 것으로 위장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한 이유다.
한편으론 제3의 인물도 거론되고 있다. ‘크래시’가 매회 예상을 뒤집는 전개를 이어왔기 때문에, 아직 등장하지 않은 제3의 인물 혹은 전혀 상상도 못했던 누군가를 향해 의심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 그만큼 그 누구도 쉽게 용의선상에서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크래시’는 매주 월, 화 밤 10시 ENA에서 방송되며, 지니 TV, 지니 TV 모바일에서도 동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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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