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인 '빅이어'를 품은 오렐리앵 추아메니(24, 레알 마드리드)가 선배 사비 알론소(43) 흉내로 '우승 플렉스'를 즐겼다.
추아메니는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나서지 못한 채 벤치를 지켰다.
하지만 레알이 도르트문트를 2-0으로 격파하면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기쁨을 동료들과 함께 누릴 수 있었다. 추아메니는 최근 왼쪽 발부상으로 리그 4경기를 결장했으나 이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2년 여름 AS 모나코에서 레알로 이적한 추아메니는 빠르게 주축 미드필더로 발돋움했다. 루카 모드리치, 토니 크로스 등 베테랑들을 밀어내고 세대교체 선두주자가 된 추아메니는 이번 시즌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동시에 거머쥐는 기쁨을 누렸다.
비록 결승에 뛰지 못했지만 레알의 우승에 크게 기여한 추아메니다. 추아메니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빅이어를 발 아래 두고 찍은 사진을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모든 것을 이룬 듯 다리를 쭉 뻗은 채 여유를 만끽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자 많은 레알 팬들은 추아메니의 이 사진이 10년 전 사비 알론소가 보여준 장면을 '오마주'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비 알론소는 이번 시즌 레베쿠젠을 이끌고 독일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초의 무패 우승을 달성한 감독이다.
사비 알론소 감독은 선수 시절 두 차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한 번은 리버풀 시절이던 2004-2005시즌이었고 다른 한 번은 레알 시절이던 2013-2014시즌이었다.
당시 사령탑 역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었던 레알은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맞아 연장 접전 끝에 4-1로 승리했다. 사비 알론소 감독은 당시 준결승 2차전에서 3번째 경고를 받아 결승전에 나서지 못한 바 있다.
하지만 사비 알론소 역시 레알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성공한 후 자신의 SNS에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우승 트로피를 관중석 계단에 올려 놓은 채 구두를 신은 자신의 발만 보이도록 찍은 사진이었다. 일종의 우승 플렉스였다.
추아메니가 이를 따라한 것으로 보인다. 추아메니 역시 사비 알론소와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였고 결승 무대까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정작 결승전에는 나서지 못한 공통점이 있다.
10년 전 사비 알론소가 떠오르는 사진을 오마주했다는 것은 추아메니가 비슷한 처지였던 클럽 선배이기도 한 사비 알론소에게 존경의 의미를 보였다고 볼 수 있다. 일부 팬들은 '레알의 차기 감독으로 사비 알론소를 원하는 것이 아니겠나'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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