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난 지 약 1년 만에 무직 생활을 마무리한다. 그가 나폴리 지휘봉을 잡으며 세리에 A로 돌아간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1일(한국시간) "콘테 감독이 나폴리의 새로운 감독이 된다. 양측은 고정 연봉과 보너스, 초상권, 코치진을 포함한 모든 세부사항에서 합의를 마쳤다"라며 시그니처 멘트인 "Here we go!"를 외쳤다.
이어 로마노는 "콘테 감독은 2027년 6월까지 유효한 계약에 서명할 것이다. 서류는 이미 승인됐다. 나폴리의 엄청난 감독 선임이다"라고 덧붙였다.
'스카이 스포츠 이탈리아'에 따르면 나폴리는 콘테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 구단 역대 최고 연봉까지 제시했다. 매체는 "콘테 감독이 3년 계약으로 새로운 나폴리 사령탑이 될 예정이다. 그는 한 시즌에 600만 유로(약 90억 원) 상당을 받게 된다. 이로써 콘테 감독은 보너스까지 더해 나폴리 역사상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감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테 감독은 '우승 청부사'로 불렸던 감독이다. 그는 2011년 5월 유벤투스에 부임하며 빅클럽 생활을 시작했고, 쭉 승승장구했다. 첫 시즌부터 세리에 A를 제패하더니 리그 3연패를 기록했고, 유로 2020에선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끌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첼시와 인터 밀란에서도 성과를 냈다. 콘테 감독은 2016-2017시즌 첼시를 이끌고 프리미어리그를 정복했고, 2020-2021시즌엔 인터 밀란에서 우승을 달성했다. 팀의 미래를 망쳤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세리에 A 우승 4회,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 우승 2회, 프리미어리그 우승 1회, FA컵 우승 1회라는 업적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토트넘에서는 달랐다. 콘테 감독은 2021년 11월 중도 부임한 뒤 토트넘을 4위에 올려두며 오랜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을 따냈다. 콘테 신화가 계속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기대는 곧 실망이 됐다. 콘테 감독은 손흥민과 해리 케인을 데리고도 지나친 수비 축구를 펼쳤고, 경기력은 물론이고 성적까지 부진에 빠졌다. 결국 그는 "클럽과 선수들은 우승 열망이 없다. 그게 토트넘의 20년 역사"라며 토트넘의 '무관 DNA'를 비난하는 폭탄 발언을 터트린 뒤 2023년 3월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가 2011년 유벤투스에 부임한 이후로 트로피 없이 팀을 떠난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제 콘테 감독은 나폴리 재건에 도전한다.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나폴리 회장은 콘테 감독뿐만 아니라 스테판 피올리 AC 밀란 감독, 잔 피에로 가스페리니 아탈란타 감독, 도메니코 테데스코 벨기에 대표팀 감독 등을 고려했다. 그리고 고민 끝에 콘테 감독을 적임자로 판단했다.
나폴리는 지난해 여름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과 작별한 뒤 암흑기에 빠져 있다. 2022-2023시즌 김민재와 함께 33년 만에 세리에 A 정상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지만, 1년 만에 리그 10위까지 떨어지며 몰락을 피하지 못했다. 감독도 두 차례나 경질하면서 소방수 체제로 시즌을 마무리해야 했다.
위기에 빠진 데 라우렌티스 회장은 어느 정도 자존심도 내려놨다. 그는 구단 운영에 많은 목소리를 내는 회장으로 유명하지만, 만만치 않게 고집 있는 콘테 감독에게 전권을 내주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콘테 감독은 이미 이적시장 계획도 세웠다. 이탈리아 '칼치오 메르카토'는 "나폴리는 지난 시즌 김민재를 떠나보낸 뒤 수비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강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행보를 꿈꾸고 있다"라며 콘테 감독이 194cm 왼발잡이 센터백 알레산드로 부온조르노를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콘테 감독이 김민재 복귀를 원한다는 소식도 들려왔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부온조르노로 눈을 돌린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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