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을 응원하는 일부 극성팬들의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김호중 가수 퇴출에 관한 반박내용. 약 100억 기부 나눔의 선한 영향력인 김호중 아티스트’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어렸을 때 읽었던 책의 일부를 인용하며 “제가 참 아끼고 좋아하며 사랑하는 스타가 지금 뭇매를 맞고 있다. 그의 잘못을 두둔하려는 게 아니다. 분명 그는 잘못했다. 그러나 그가 아직은 젊은 30대 초반의 나이이고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청년이다. 게다가 세기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세계적인 천재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그의 천재적인 재능을 아깝게 여겨서 그가 자숙하며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게끔, 법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지만 사회는 한 번은 보듬고 안아주어야 하는 관용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가 새롭게 죄인이 아닌 성자로 거듭날 기회와 시간을 주어서 대한민국의 이름을 드높이는 소중한 인재로 새롭게 발굴해 내야 한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에도 관용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현재 죄를 지었지만 지금까지 아티스트로서 사회를 향해 선한 기부 나눔에 대한 정상참작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물론 그가 지은 죗값은 반드시 법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여야겠지만 자숙하면서 다시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사회가 너그럽고 따뜻한 휴머니즘으로 보듬어 안아줘서 대중들 앞에 언젠가 다시 돌아올 수 있게끔 기다려주는 관대함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 글은 1000명의 동의를 얻었다. KBS는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글이 1000명의 동의를 얻었을 때 무조건 답변을 해야 한다.
이 글 외에도 김호중을 옹호하는 청원글을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클래식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김호중의 KBS 퇴출을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 글을 쓴 글쓴이는 “(김호중은) 그동안 많은 선행을 하며, 모든 프로그램에 최선을 다했던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고 있다. 수많은 팬들이 그의 잘못을 통감하고 함께 용서를 구하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김호중은 구속심사 날 수갑이 채워진 채 모든 이동 동선이 생중계 됐고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받지 못했다. 그간 받아온 비난의 상처가 커서 더 이상의 흠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과 김호중에게는 전부나 마찬가지인 팬들의 사랑을 잃을까 하는 두려움이 커서 순간 잘못된 선택을 했던 것 같다. 깊이 반성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청년을 위해 많은 분들의 선처를 구한다”라고 썼다. 해당 청원 글은 게재된 지 4일 만에 200명 가까운 동의를 얻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김호중을 옹호하고 응원하는 내용의 청원글은 그를 비판하고 퇴출해야 한다는 청원글에 비해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김호중의 극성팬들은 음주 뺑소니 사건 이후 도를 넘어선 감싸지로 지탄을 받은 바 있다.
KBS는 지난달 29일 방송출연규제심사위원회를 열고 김호중에 대한 한시적 출연 정지 결정을 내렸다.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김호중에 대한 판결이 진행되면 그에 따라 규제의 강도는 조정될 전망이다.
한편, 경찰은 특정범죄가 중벌법(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사고 후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적용해 김호중을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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