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이 뱅상 콤파니 감독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준비한다. 그 뒤에는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의 숨은 역할이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29일(한국시간) "콤파니 감독과 2027년 6월 30일까지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다음 시즌 김민재는 레전드 수비수 콤파니의 지도를 받게 됐다.
1986년생의 젊은 감독인 콤파니는 맨체스터 시티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센터백이다. 그는 주장으로 활약하며 맨시티에서만 프리미어리그 우승 4회(2011-2012, 2013-2014, 2017-2018, 2018-2019)를 비롯해 12번의 우승을 경험했다.
콤파니는 지난 2020년 친정팀 RSC 안데를레흐트에서 은퇴했다. 2019년 해당 구단에서 선수 겸 감독으로 활약하던 그는 2022년 번리 FC 지휘봉을 잡으며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했다.
지도자로도 두각을 드러낸 콤파니 감독이다. 그는 2022-2023시즌 번리를 이끌고 챔피언십(2부 리그) 우승을 일궈냈고, 1년 동안 '이달의 감독상'도 4번이나 수상했다.
다만 PL에서는 강등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콤파니 감독은 PL에서도 챔피언십 보여줬던 적극적인 압박과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했지만, 한계가 컸다. 선수단 구성도 많이 바뀐 만큼 PL의 높은 벽을 뚫어내기엔 어려웠다. 결국 번리는 승점 24(5승 9무 24패)로 19위로 시즌을 마치면서 한 시즌 만에 강등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바이에른 뮌헨은 과감하게 콤파니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번리에 1000만 유로(약 148억 원)에서 1200만 유로(약 178억 원)에 달하는 보상금까지 지불했다. 이는 역대 4번째로 비싼 감독 이적료다.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CEO는 "우리 모두는 콤파니가 바이에른 뮌헨의 올바른 감독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와 함께 일하길 매우 고대하고 있다. 막스 에베를과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단장은 팀을 성공으로 이끌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팀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감독을 찾고자 노력했다. 콤파니는 우리에게 필요한 결속력과 팀 스피릿을 정확히 보여준다"라고 환영했다.
에베를 단장도 "콤파니를 영입하게 돼 기쁘다. 우리는 그와 논의할 때 즉시 같은 페이지에 있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일이 자신에게 얼마나 매력적인지, 그리고 얼마나 감독을 맡고 싶은지 보여줬다. 콤파니는 굶주렸기에 모든 걸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라며 "콤파니는 최고의 선수였고, 감독으로서도 축구계를 이끌고 있다. 그와 함께 많은 걸 성취하고 성공하고 싶다"라고 반겼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콤파니 감독도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일할 수 있다는 건 큰 영광"이라며 "나는 공을 소유하고 창의적인 축구를 좋아한다. 동시에 우리는 경기장에서 공격적이고 용기를 내야 한다. 난 이제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팀을 만드는 것 같은 기본적인 일들을 기대하고 있다. 일단 근거가 옳다면 성공이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바이에른 뮌헨과 콤파니 감독의 만남을 도박수라고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2월 토마스 투헬 감독과 작별이 확정됐지만, 이후로 새 감독 찾기에 난항을 겪었다. 사비 알론소 감독을 시작으로 율리안 나겔스만, 랄프 랑닉, 한지 플릭,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 등과 접촉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급해진 바이에른 뮌헨은 번리의 강등을 막지 못한 콤파니 감독을 택했다. '데일리 메일'은 "큰 도박이 될 것이다. 콤파니와 바이에른 뮌헨 모두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고, '디 애슬레틱'도 "얼마나 큰 충격인가? 승점 24점으로 강등은 새로운 감독을 찾는 클럽들에게 좋은 제안이 아니다. 콤파니는 바이에른 뮌헨의 플랜 A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플랜 J에 가깝다"라고 전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과감한 콤파니 선임에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도움이 있었다. 독일 '키커'에 따르면 감독위원회 위원이자 전 CEO인 카를하인츠 루메니게가 과르디올라 감독의 의견을 물었다. 한때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었으며 콤파니 감독을 지도하기도 했던 그에게 조언을 구한 것.
루메니게는 "과르디올라 역시 콤파니 선임에서 우리를 도왔다. 그는 콤파니를 재능 있는 감독으로 매우 높게 평가했다. 과르디올라는 콤파니를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의 의견을 높이 평가했다"라고 밝혔다.
콤파니 감독은 선수 시절 맨시티에서 3년 동안 과르디올라 감독 밑에서 활약한 바 있다. 그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자신의 커리어에서 핵심 역할을 했고, 자신이 감독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콤파니 감독은 전술적으로도 과르디올라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는 스승과 마찬가지로 공을 점유하고 경기를 주도하는 축구를 선호한다. 또한 적극적인 전방 압박과 3-2 빌드업 형태로 선수들을 공격적으로 배치한다. 다만 패스 위주라기보다는 빠르게 득점을 노리려 한다는 면에선 차이점이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콤파니 감독의 공격적인 축구 스타일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 애슬레틱은 "콤파니는 자신의 축구를 활동량과 협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장 어디에서나 득점을 노리는 광범위한 공격 철학을 일관되게 유지했다"라며 "바이에른 뮌헨과 번리를 직접 비교하기엔 제한이 있지만, 두 팀은 같은 점유 중심 접근 방식을 갖고 있다. 콤파니의 접근 방식은 더 뛰어난 선수들에게 가장 적합하기 때문에 바이에른 뮌헨에 더 어울린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콤파니 감독은 독일어도 구사할 수 있기에 언어적 장벽도 없다. 그는 커리어 초기에 함부르크에서 뛰면서 독일어를 배웠다. 바이에른 뮌헨은 새로운 감독의 독일어 능력을 필수로 여기기에 이 역시 플러스 요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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