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이 비난 속에서도 공연을 강행한 이유가 돈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7일 김호중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의 재무제표 분석 결과가 보도됐다. 보도에 따르면 생각엔터테인먼트는 2022년 말 약 94억 원이던 현금성 자산이 1년 만에 16억 원대로 급감했다. 누군가에게 빌려준 돈이 30억 원, 한 회사에 투자한 돈이 60억 원이었다.
특히 2023년에는 공연 등으로 벌어들일 수익을 미리 받아둔 걸로 보이는 선수금만 125억 원이 넘었다. 박재영 세무사는 “김호중이 계속해서 콘서트를 하고 수익이 날 거라고 생각했으니 2023년에도 돈을 그만큼 많이 썼을 것”이라며 “100억 원이 되는 선수금, 즉 환불금을 환불해 줄 회사 재정이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들이 받고 달아났다. 이후 음주 운전과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 김호중은 음주운전을 하고 소속사와 조직적으로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키웠다.
특히 비난 속에서도 공연을 강행해 그 이유에 관심이 집중됐다. 실제로 김호중은 지난 18일과 19일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 창원 공연을 펼쳤고, 19일 공연을 마친 뒤 음주 운전을 했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둔 지난 23일에도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공연에 출연했다.
일각에서는 김호중이 비난 속에서도 공연을 강행한 이유가 돈 때문이 아니냐고 추측했다. 실제로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생각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매출은 약 1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68억 원 감소한 금액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연 등으로 벌어들일 수익을 미리 받아둔 것으로 추정되는 선수금이 126억 원에 달했는데, 이는 공연 등이 취소될 경우 모두 소속사가 갚아야 할 빚이 된다.
금전적으로 위기를 맞은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신뢰도마저 잃으면서 사실상 폐업 수순에 접어들었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7일 임직원 전원 퇴사, 대표 이사직 변경을 결정했다. 손호준, 김광규, 김승현, 한영, 금잔디, 허경환, 정호영, 이동국, 봉중근 등 소속 연예인들에 대해서도 조건 없이 전속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호중은 지난 24일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됐다. 소속사 대표는 사고 후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 교사), 본부장 전 모씨는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 인멸 등)로 구속됐다.
경찰은 지난 27일 열린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김호중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 대해 “굳이 해야 할 필요가 있나. 자백이 유일한 증거가 아니다. 객관적 증거가 있고 참고인 조사를 충분히 했기 때문에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김호중에게 적용된 위험운전치상 혐의와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확보한 증거나 관련자 진술로 볼 때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죄를 입증하기에 충분하다고 보고 적용했다”고 전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