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자' 강동원 "항상 외모에 포커스 多...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뿐" (종합)[인터뷰]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4.05.24 13: 36

배우 강동원이 '설계자' 속 연기 비하인드를 전했다.
24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설계자’의 주역 배우 강동원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 '설계자' (각본감독 이요섭, 제공배급 NEW, 제작 영화사 집)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09년 개봉했던 홍콩영화 '엑시던트'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날 강동원은 영화 소감에 대해 "재미있게 봤다. 생각보다 재미있더라. 만든 사람들은 늘 긴장하고 보지 않나. 그런데 괜찮게 봤다. 늘 편집본을 보고 음악을 들어간 후에 보니까, 음악 없이 보면 되게 심심했는데, 어제 처음으로 다 된 걸 처음 보니까 재미있더라"라며 "이런 장르면 보통 액션이 많지 않나. 그런데 액션이 많이 없으면서 액션 같은 느낌도 있더라. 소재 자체가 굉장히 신선하기도 했다. 살인 청부받은 것을 사고사로 위장한다는 걸 한번 해보고 싶었다"라며 참여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앞서 이요섭 감독은 강동원에 대해 "얼굴이 완벽하다"라며 "제 표현은 '흑미남'이다. 흑미남의 매력과 인간적인 동작들이 카메라로 봤을 때 '나 복 받았다'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배우"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에 강동원은 "어릴 때부터 까무잡잡해서 늘 별명이 오골계거나 그랬었다. 그래서 '흑미남'을 ‘검정쌀’이라는 줄 알았다. 그래서 '새로운 표현이네'라고 생각했다"라고 웃었다.
강동원은 캐릭터 '영일'에 대해 "정말 기업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CEO이기도 하고. 약간의 소시오패스같은 성향이 있는, CEO의 느낌"이라며 "이번에 저의 표정들이 되게 좋더라. 저희끼리도 한이야기 인데, 이런 캐릭터를 소화시킬 수 있는 풀도 생겼구나 싶었다. 아쉬운 지점도 개인적으로 있긴 하지만, 많이 늘어난 지점도 있는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연기의 고충도 있었다. 감정 표현의 폭이 작았던 캐릭터에 대해 "되게 답답하긴 하다. 그런 캐릭터를 연기할 때 답답한 편이긴 하다.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해도 안 되고. 욕심을 많이 버려야 한다. 대사도 정확하게 짚어줘야 하고. 표현을 더 하고 싶은데, 여기서 더 하면 이상해지고. 배우로서는 뭔가를 더 하고 싶은데 캐릭터가 냉혈한이 안 되지 않나"라며 "예를 들어 한 인물의 의심할 때, 대사가 거의 없고 혼자 가만히 있는데, 그 속으로 혼자서 대사를 계속하는 거다. ‘저 XX 나쁜 X이다. 아닌가?’ 하면서 계속 되뇌었다"라고 웃었다.
이어 "이런 연기가 폭발하는 연기보다 훨씬 어렵다. 아마 대부분의 배우가 그럴 거다. 연기할 때 몸이 굳는 순간들이 있다. 특히 대사가 없을 때. 대사 없을 때를 보면, 호흡을 멈춘다던가, 사람이 놀랄 때 ‘헉’하는 호흡이 들어오지 않나. 이런 호흡 없이 그냥 놀라는 연기를 하는 거다. 정확한 생각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호흡이 안 들어온다"라며 "대사 없이 클로즈업할 때 가만히 있는 게 굉장히 어렵다. 어쨌든 그걸 힘들고 어렵다는 걸 알고 들어갔으니, 처음부터 호흡을 까먹지 말고, 대사를 정확히 집자, 라고 생각을 했다. 또 날카로워 보이려고 체중 감량을 좀 했다. 4kg 정도 감량해서, (당시에는) 68kg 정도 되었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공대생 출신'이 본 '설계자'의 설계 사고도 언급했다. 그는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감독님이 사고를 설계하는 것이긴 하지만, 제가 했다면 벽돌을 조금 더 큰 걸 떨어트렸던가, 했을 것 같다"고 웃으며 "사실 어제 시사회로 CG를 처음 봤는데, 어제 감독님이 ‘돈을 더 써볼걸 그랬다’ 하시더라. 저희가 고민했던 것 중 하나가, 우리는 구멍가게다. 대기업이 아니다. 청소부라는 대기업이 있고 우리는 구멍가게에 불과한 영세사업자인데, 규모를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 고민이 좀 있었다"라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영화 밖 강동원의 이야기도 전했다. 최근 배우 이동휘는 한양대 출신 강동원에게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라고 언급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이에 강동원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 제가 잡다한 걸 많이 아는 스타일이긴 하다. 하도 뉴스를 많이 봐서. 그래서 그런가?"라고 의아해하며 "그리고 제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걸 좋아한다. 스토리를 만들어 내서 사람들에게 이상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라고 웃었다. 실제로 시나리오 작업도 하고 있다는 그는 "원고는 안 되고 시놉시스만 써보고 있다. 제작 계획도 있다. 준비는 재작년부터 했고, 제작사와 함께 제대로 한 건 작년부터다. 아마 내년 정도 촬영에 들어갈 것 같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강동원은 '검은 사제들'은 물론, '골든 슬럼버', '인랑', '반도',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등, 독특한 장르물에 많이 모습을 비추기도 했다. 이에 "생각해 보니 제가 좀 장르물을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일상에서 일어날 일들에 대한 관심이 없는 거 같다. 시놉시스를 쓰는 것도 거의 다 판타지다. 혹은 SF나"라며 "현실적인 이야기는 맨날 뉴스에서 보다 보니 재미가 없는 것 같다. 연기를 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지만, 끌리는 작품은 그런 것에 더 끌린다. 현실에 없을 법하지만, 현실에 반영하는 이야기에 끌리는 거 같다. 조금 더 과장되고, 극대화되는 스토리가 좋다. 연기하는 데도 더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고. '검은 사제들'도 그랬고, '천박사'도, '전우치'도 그런 면에서 선택했었다"고 전했다.
가장 많은 팬이 염원하는 '멜로물' 출연에는 관심이 없을까. 강동원은 "좋은 시나리오가 있으면, 늘 (원한다). 그런데 멜로를 그렇게 좋은 시나리오를 꼽기가 쉽지 않다. 힘들더라. 같이 기획하는 친구도 멜로 장르를 해보고 싶다고 써서 보냈는데, 잘 해보라고 그냥 그랬다. 나는 잘 모르겠더라"라고 웃었다. 
화제의 '설계자' 쇼케이스 비하인드도 전했다. 앞서 강동원은 지난 14일 진행된 쇼케이스에서 머리띠를 쓴 채 '꽁꽁고양이' 밈의 챌린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개인적으로 머리띠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아직도 한강 고양이? 그거 챌린지를 왜 하는지도 모르겠다. 관객 분들이나 누리꾼분들이 좋아해주시니까. 좋아해주시면 다행이고, 민폐가 아니길 바랐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사실 쇼케이스는 대본이 다 있는데, 제가 그날 안봤다. 그래서 진짜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 정말로 ‘이게 뭐냐’고 했다. 경림 선배님이 딱봐도 제가 진짜 모르는 거 같으니까 설명을 해주시는데, 정말 못알아 듣고 ‘나중에 찾아봐라’고 하시더라. 그런데 마침 제가 그걸 해서 그런지, 어느날 그 챌린지 영상이 알고리즘으로 뜬거다. 한강 위로 뭐가 떠 돌아다닌다고 하는데 도대체 더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라며 난색을 표해 웃음을 남겼다.
외모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잘생겼다는 이야기가 부담되나'라는 말에 "너무 감사하다"라고 웃으며 "배우로서 외모가 걸림돌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만약 그것 때문에 걸림돌이 된다면, 더 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이야기가 안 나오게끔, 그런데 안 나오게 할 필요가 있나?"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아무튼 더 잘해야지 싶다"고 전했다.
'검은 사제들'로 인연을 맺은 장재현 감독의 '파묘' 관객 수 100만 돌파에도 반응했다. 그는 "너무 부럽더라. 너무 좋겠다 싶었다"라며 "이 힘든 시국에 천만을 넘기셔서, 기분도 좋았다. 부럽기도 하고"라며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천박사'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동휘 역시 '범죄도시4'로 천만을 돌파한 가운데, 이에 대해서는 "아유, 부럽죠"라며 '찐' 감탄을 더 해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강동원은 "최근에 그래도 관객분들께서 극장에 다들 많이 와주셔서 너무 감사한 것 같다. '설계자', 신선한 영화인데, 보시고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극장 찾아와서 봐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라며 관람을 당부했다.
한편 사고로 조작된 청부 살인이라는 신선한 소재에 생생한 현실감을 더해 한시도 궁금증을 놓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할 영화 ‘설계자’는 오는 29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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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A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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