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보람이 홀연히 세상을 떠난 지 43일이 훌쩍 지난 가운데 부검 결과가 나왔다. 그의 사인은 급성알코올중독. 가족력에 지병까지 있던 걸로 알려져 안타까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박보람은 지난달 11일 밤 9시 55분께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지인의 주거지에서 여성 지인 2명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의식이 없는 채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밤 11시 17분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유족들의 요청대로 부검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 뒤인 23일, 남양주남부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박보람이)급성알코올중독으로 사망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최종 부검 결과 보고서를 손에 들었다.
사망 당시 고인은 간병변과 지방간 등에 의한 질병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현장에서도 범죄 혐의점이나 극단적 선택을 의심할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던 만큼 급성알코올중독 외 다른 사망 추정 원인은 없는 걸로 알려졌다.
뒤늦게 사인이 공개돼 황망함과 안타까움이 극에 달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박보람은 2010년 아버지를 간경화로 잃었으며, 2017년에는 어머니도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가정사를 전한 바 있다. 가족력과 지병 때문에 본인 역시도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세상을 떠난 듯 보여 더욱 그렇다.
한편 1994년생인 박보람은 고등학생이던 지난 2010년 Mnet 오디션 예능 '슈퍼스타K2'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2014년에는 ‘예뻐졌다’를 들고 정식 데뷔에 성공했고 드라마 OST를 포함해 무려 38개의 앨범을 낼 정도로 꾸준히 노래했다.
지난 2월에는 허각과 듀엣곡 '좋겠다'를 발표했고 최근에 낸 ‘보고싶다 벌써’로는 1990년대 발라드 감성을 소환했다. 하지만 서른 살, 미처 다 피우지 못한 꽃이 돼 먼저 세상을 떠난 부모 곁으로 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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