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무리한 일정에도 토트넘이 시즌을 마감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22일 오후 6시 45분(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뉴캐슬을 상대로 프리시즌 친선경기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지난 20일 영국 셰필드의 브라몰 레인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리그 최종선을 소화, 시즌을 마쳤다. 셰필드를 상대로 3-0으로 완승한 토트넘은 승점 66점(20승 6무 12패), 리그 5위로 시즌을 마쳤다. 토트넘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단 정규 시즌이 끝나고도 토트넘 선수단은 바로 힘든 일정을 소화해야 된다. 토트넘 선수들에겐 시즌 종료 후 여유를 마음껏 즐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셰필드전을 마친 지 몇 시간 만에 비행기에 올라타 호주로 이동했다. 남반구에 있는 호주는 런던에서 약 17,000km 거리에 있으며 시차도 무려 9시간이나 난다.
제대로 된 휴식을 취했을리 없는 선수단이다. 일반적으로 유럽 구단의 프리시즌은 빨라야 6월 중순에나 시작된다. 하지만 토트넘과 뉴캐슬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크게 중요하지도 않은 이벤트 경기를 추진하면서 무리하게 일정을 잡았다. 영국 'BBC'는 "프리미어리그 시즌이 끝났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라며 토트넘의 '혹사'를 우려했다.
매체는 이 경기에 대해서 "토트넘과 뉴캐슬은 시즌 종료 친선경기를 위해 호주로 향했다. 심지어 뉴캐슬은 오는 28일 호주 A리그 올스타팀과 이벤트 매치에도 나선다. 두 팀은 키어런 트리피어, 브루노 기마랑이스, 알렉산데르 이사크(이상 뉴캐슬), 제임스 매디슨, 미키 반 더 벤, 손흥민(이상 토트넘) 등 주축 선수들도 모두 소집했다"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 역시 "토트넘과 뉴캐슬의 시즌 후 친선 경기 일정은 무모할 정도. 금지돼야 한다"라면서 "두 팀 감독은 다시는 피로, 혹은 빡빡한 경기 일정에 대해 합법적으로 불평할 수 없다. 정말 터무니없는 결정이다. 돈이 정말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짚었다.
BBC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의 '전설'이자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상징적인 공격수였던 앨런 시어러도 작심 비판을 날렸다. 시어러는 "만약 당신이 코파 아메리카나 유로 2024에 출전하는 선수라면 이런 일정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미친 짓, 정말 미친 짓이다"라며 분노를 표했다.
시어러는 토트넘과 뉴캐슬이 이번에 주축 선수를 모두 소집하면서 여름에 열리는 두 국제 대회 코파 아메리카와, 유로 2024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었다. 더욱이 뉴캐슬은 토트넘전 이후 호주 A리그 올스타팀과 한 차례 더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뉴캐슬 선배' 시어러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정이다.
한편 만 32세인 '베테랑' 손흥민은 토트넘에서도, 한국 대표팀에서도 거의 모든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중국-태국 원정, 카타르 아시안컵 전 경기 풀타임 등을 고려하면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손흥민은 시즌을 마치자마자 영국-호주-한국을 비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편 호주 투어를 마친 토트넘 선수단은 곧바로 해산한다. 토트넘서 시즌을 마친 손흥민은 휴식을 가진 이후 6월에 열리는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한다.
무리한 일정에도 토트넘은 최정예 라인업으로 나섰다. 데얀 쿨루셉스키-손흥민-브레넌 존슨-제임스 메디슨이 나섰다. 중원은 로드리구 벤탄쿠르-파페 사르, 포백은 미키 판 더 벤, 라두 드라구신-에메르송 로얄, 페드로 포로가 나섰다. 선발 골키퍼는 브랜던 오스틴.
손흥민은 전반 3분 시도한 왼발 슈팅이 상대 수비수의 팔에 맞았으나,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친선전인 관계로 비디오판독(VAR)이 가동하지 않았기 때문. 손흥민은 과거 절친 키어런 트리피어와 꾸준히 격돌하면서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두 선수는 남다른 우정도 보여줬다.
전반 24분 손흥민이 트리피어를 제치다 걸려 넘어져 반칙을 얻어낸 것이다. 함께 넘어진 둘은 이 과정에서 농담을 주고받으며 미소를 지으면서 일으켜줬다. 여기에 이어지는 상황에서 손흥민이 트리피어를 제치다가 쓰려졌지만 주심은 경기를 그대로 진행했다.
손흥민은 미소와 함께 두 팔을 벌려 항의했다. 반면 트리피어도 미소와 함께 손가락을 휘저으면서 아니라고 반응하기도 했다.
손흥민과 트리피어의 우정과 별개로 전반 32분 제임스 매디슨이 뉴캐슬 닉 포프 골키퍼의 패스 실수를 가로챈 뒤 수비수를 제치고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면서 토트넘이 1-0으로 앞서갔다. 이 과정에서 메디슨의 손에 공이 맞았으나 그대로 득점이 선언됐다.
한편 손흥민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던 트리피어는 전반 37분 만에 교체돼 그라운드를 내려왔다. 손흥민은 전반 40분 좌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으나 존슨의 슈팅이 마무리에 실패했다.
뉴캐슬은 전반 45분 교체로 들어온 제이콥 머피의 크로스가 브랜든 오스틴 골키퍼에게 맞고 나오자 쇄도하던 알렉산드로 이삭이 마무리하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편 손흥민은 후반 15분 브라이언 힐과 교체로 경기장을 떠났다. 양 팀 모두 로테이션을 가동해서 추가골을 위해 힘썼지만 골은 나오지 않고 1-1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mcadoo@osen.co.kr